지난달 박모(26)씨는 대학 시절 알고 지내던 친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뇌사 판정을 받고 사망한 것이다. 박씨는 “항상 열심히 살고 건강하게 운동도 열심히 하던 친구라 너무 충격이 컸다”며 “하루종일 손에 일이 안 잡히고 갑자기 부스터샷 맞기도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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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와 더불어 돌파감염 비중도 늘면서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부작용을 겪은 일부 시민들은 부스터샷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다. 아울러 주변에서 들리는 접종에 따른 중증 소식에 3차 접종은 하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이모(29)씨는 모더나 2차 접종을 한 후 3일간 몸살과 고열에 시달려 책상에 앉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백신휴가를 사용했는데도 몸살기가 가시지 않아서 3일째 되는 날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했다”며 “부스터샷을 맞긴 해야할 것 같은데 사실 꺼려지긴 한다. 다시 겪을 생각하면 무섭다”고 말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60세 이상 고령층 및 고위험군 △코로나19 치료병원 △면역저하자 △얀센 접종자 등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지만, 실제 반응은 미미한 상황이다. 50대 연령층과 우선접종직업군 중 추가접종 사전예약자는 각각 1만2410명, 1만3364명으로 예약률은 3.88%, 5.3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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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학생 김모씨는 “위드 코로나라고 사람들이 지금 당장만 보는데, 백신패스도 사실상 6개월짜리다”며 “6개월 뒤에 백신을 또 맞으라는 건데 그렇게 주기적으로 계속 맞고 싶진 않다”며 단기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백신 부작용이 없었던 전모(26)씨 또한 “가벼운 몸살 기운만 있었지만 부스터샷은 맞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을 맞지 않는다면 방역수칙을 잘 지키도록 권장하는 ‘투트랙’ 방식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65세 이상 기저질환자나 요양시설, 대면업종 등은 부작용이 있더라도 추가접종을 하는 게 더 안전하지만, 젊은 층은 코로나에 걸려도 가볍게 지나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 백신 접종 효력이 얼마나 가는지는 확실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3개월이 지나면 급격히 효과가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2차 접종까지 마친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감기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부작용을 꺼린다면 부스터샷 의무화보다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