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그늘…매출·수출 역성장 전망

대한상의, 2254개 제조업체 대상 경제·경영전망 조사
IT·가전 2.3% 역성장…정유화학, 철강도 -2.8%, -1.5%
기업이 본 한국 경제 성장률 1.16%…체감 경기 한파
“경기 상황 고려한 금리 정책, 외환시장 안정 필요”
  • 등록 2023-01-03 오후 12:00:00

    수정 2023-01-03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새해 경기 침체 그늘이 드리워진 가운데 IT·가전과 정유화학, 기계, 철강 등의 매출이 역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올해 매출과 수출 등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일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경제·경영전망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IT·가전업종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3%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고 섬유, 정유화학, 비금속광물 업종은 각각 2.4%, 2.8%, 2.9%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2% 이상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된 업종의 기상도를 ‘비’ 로 분류했다.

기계와 철강, 목재가구는 ‘흐림’으로 집계됐다. 기계의 올해 매출은 1% 감소하고 철강과 목재가구는 각각 1.5%, 1.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폭의 매출 증가 전망이 나온 식품,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약간 맑음’으로 분류됐다. 식품은 0.6%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고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각각 0.5%, 0.4%, 0.3%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가장 전망이 밝은 업종은 제약으로, 올해 매출이 2.7%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 특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2% 오를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소비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기장비는 1.9%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맑음’으로 분류됐다.

이들 기업들이 전망하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의 평균값은 1.16%에 그쳤다.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 1.5~2%를 밑도는 수치다.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가 더 좋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간별로는 1~1.5% 성장을 전망한 기업이 30.6%로 가장 많았다. 1.5~2% 예상 기업은 28.8%였고 0.5~1% 구간은 15.4%로 조사됐다.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8%였고, 3% 이상을 꼽은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올해 매출과 수출 전망은 각각 평균 -1%, -1.3%으로 조사됐다. 매출과 수출 모두 지난해와 동일 수준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지만,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했다.

경영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투자도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새해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년과 동일 수준’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고,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은 33.9%였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지난 2021년말에 동일한 방법으로 전국 제조업체를 조사했을 때는 투자를 ‘작년보다 늘려 공격적으로 운영할 전망’이라는 답변이 41.6%였는데 불과 1년새에 29%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작년과 동일하거나 감소한다’는 보수적 답변은 2022년 전망치 58.4%에서 올해 전망치 87.4%로 뛰었다.

기업들은 새해 한국 경제를 위협할 위험 요인으로 3고 현상의 지속과 내수소비 둔화를 가장 우려했다. 복수응답 결과 ‘고물가·원자재가 지속’이 67.3%로 가장 큰 걱정이었고, ‘내수경기 침체’(38.2%), ‘고금리 지속’(29.2%), ‘원부자재 수급 불안’(17.8%), ‘고환율 장기화’(16.7%)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이러한 리스크 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둬야할 과제로 ‘경기상황을 고려한 금리정책’(47.2%)과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4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외에 ‘자금조달시장 경색 완화’(32.2%), ‘규제혁신 통한 성장동력 확보’(21.7%), ‘수출 및 기업활동 지원’(21.3%), ‘공급망 안정화’(20.2%) 등이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은 민간, 정부, 정치권은 물론 경영계와 노동계 등 한국경제의 모든 구성원들이 경제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는 데에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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