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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수요 위축으로 인한 재고 누적에 시달렸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여파로 TV, 스마트폰 등 세트(완제품) 수요가 줄면서 패널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견조하던 하이엔드 패널까지 재고 조정 여파가 밀려왔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의 경우 연결 기준 매출액 7조3016억2800만원, 영업손실 8757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4883억원, 3분기 -7539억원에 이어 적자 폭이 점차 커졌다.
4분기 매출의 경우 스마트폰용 신제품을 출하하며 전분기 대비 8% 늘었지만 중형 패널 가격이 약세를 이어갔다.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을 보면 모니터·노트북·태블릿 등 IT용 패널이 34%,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가 34%, TV가 25%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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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상반기에도 수요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대규모 비용 축소와 사업 합리화를 통해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매출을 확대해 하반기부터는 턴어라운드(반등)가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는 국내외 LCD(액정표시장치) TV 사업을 앞당겨 정리하고 고강도 생산 조정을 통해 전분기 대비 1조6000억원 규모의 재고도 축소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운전자금 관리,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1조원 규모의 비용 절감에 나선다.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최소화했다. 올해 CAPEX는 3조원대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김 CFO는 “투자는 생산 설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상투자와 수요·매출이 확정된 수주형 프로젝트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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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형 사업에서는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며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또 투명과 게이밍 OLED 등 시장창출형 사업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꾸준한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8~9개 고객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투명 OLED의 경우 단순히 패널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솔루션 전반을 제공하며 생태계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운드 솔루션 분야 역시 새롭게 제시됐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개발한 필름 형태 솔루션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진동판 삼아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차량용 시장에 공급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김 CFO는 “수주형 사업 중심의 구조 혁신과 시장 창출형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립하고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국내 LCD TV 생산 철수 결정 이후 관련 회계기준과 객관적 절차에 따라 별도의 현금창출단위로 분리된 대형 OLED 부문에 대해 1조3305억원을 손상처리했다고 밝혔다. 외부 기관에서 평가한 자산가치에 기반한 수치다.
이를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순손실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측은 “이는 현금 지출이 없는 장부 상의 회계 조정”이라며 “재무제표 반영 후에는 미래 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한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