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만남 더 늦어지나…"中, G20 화상 참여 검토"

SCMP "중국측, 아직 최종 결정은 아냐"
시진핑, 코로나19 팬더믹 해외 방문 없어
美대통령 취임 후 첫해 회담 없는 사례될수도
  • 등록 2021-08-24 오후 12:24:50

    수정 2021-08-24 오후 9:11:08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10월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올해 10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이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는 않았으나 지도부는 시 주석이 로마로 가는 대신 화상으로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이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 간 첫 대면 회담의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후 외국으로 나간 적이 없다. 지난해 3월 파키스탄 대통령의 예방 이후 외국 정상을 직접 만난 적도 없다.

시 주석이 로마에 가지 않는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이유가 크겠지만, 동시에 교착상태에 빠진 미중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지난 7월 방중 전까지만 해도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컸다. 셔먼 부장관의 방중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 관리 중 최고위급의 중국 방문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4개월 만에 열린 고위급 대면 회담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회담 여부는 양국 간에 가장 첨예한 논쟁이 된 문제들이 어떻게 다뤄지느냐에 달렸다. 그러나 남중국해, 대만, 코로나19 기원 조사,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의 신병 인도 등 여러 현안에서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SCMP는 “시 주석과 지난 1월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10월 로마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이는 미국의 신임 대통령과 중국 정상 간 첫 회담이 1997년 이래 가장 늦어지는 것”이라며 “10월 이후 두 정상이 만날 분명한 기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1993년 이래 미국의 새로 취임한 대통령과 중국 정상 간 (취임 첫해)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최초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취임 약 10개월 만인 1993년 11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 주석을 시애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면했다. 당시10개월은 1989년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탄압으로 악화했던 미중 관계가 회복된 이후 미국 신임 대통령과 중국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2001년 1월 취임한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은 약 9개월 만에 장쩌민 전 주석을 상하이에서 만났으며 2009년 1월 취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개월여 후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3개월 후 시 주석 부부가 플로리다로 날아가 정상회담을 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서방과의 관계 개선 기회를 놓치고 세계로부터 더 고립될 수 있다”며 “우리의 지도자들은 대면 접촉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시 주석이 막판에 로마로 가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시 주석의) 직접 참석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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