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추운 날씨가 이어지며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 고민이 커지고 있다. 완성차 부품 업계가 전비(전기차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가운데, 현대트랜시스가 자동차 ‘시트’로 전비를 높이면서도 따뜻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한 신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 EV9에 적용된 저전력 카본 열선시트. (사진=현대트랜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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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전력 카본 열선 시트’가 기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에 적용됐다.
EV9을 비롯한 전기차는 겨울철 전비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추운 날씨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학 반응이 둔해지며 성능이 저하되고, 주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이다. 난방을 위해 히터나 공조장치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소모가 더욱 빨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른 소비자 불편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전기차 소유주인 김모(35)씨는 “며칠간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며 전기차 주행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퇴근길 주행에서 히터를 끄거나 시트 열선을 끄고 춥게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소유주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겨울철 전비 감소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저전력 카본 열선은 금속 코팅 카본 섬유를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 빠르게 온도를 높이면서도, 기존 금속 열선 대비 소비 전력을 15% 이상 절감하고 내구성은 2배 이상 향상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트랜시스는 EV9 1·2열 시트에 적용한 저전력 카본 열선은 공조 히터와 함께 사용할 경우 기존 열선 대비 약 20~25와트(W)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난방 에너지 소모량도 25% 감소해, 따뜻하면서도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현대트랜시스가 개발한 DAS. (사진=현대트랜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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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현대트랜시스는 파워트레인 분야에서도 ‘DAS(Disconnect Actuator System)’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21년 현대차의 대표 전기 SUV 아이오닉 5에 적용한 현대트랜시스 DAS는 주행 상황에 따라 사륜구동 전기차의 앞바퀴 모터와 구동축을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일상 주행에서는 불필요한 전륜 모터의 부하를 줄여 전비를 개선하고, 눈길 등에서는 0.4초만에 클러치를 체결해 사륜구동으로 주행할 수 있게 한다. 이 기술을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와 결합하면 최대 8%까지 전비를 향상할 수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이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시트와 파워트레인 분야에서 전기차 에너지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전기차 수요 절벽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트랜시스 관계자는 “혁신 엔지니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파워트레인과 시트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