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적외선을 이용한 성분 분석 기술의 민감도를 백 배 이상 높인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메타물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고, 제조 공정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생체분자와 유해물질 검출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종원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과 정주연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빛(적외선)을 쪼여 샘플 성분을 분석하는 적외선 분광분석의 검출 신호를 키운 메타물질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 이종원 울산과학기술원 교수(오른쪽)과 황인용 연구원(왼쪽).(사진=울산과학기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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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물질은 표면에 빛 파장 길이보다 작은 초미세구조가 배열된 특수 기능성 물질이다. 물질 분자가 적외선의 특정 주파수만을 흡수하는 특성을 활용하면 반사된 빛의 패턴을 읽어 시료에 포함된 물질의 종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검출하려는 물질이 샘플에 아주 적게 포함되면 검출 신호인 빛의 세기 차이가 거의 없어 읽어내기 힘들다.
연구팀이 만든 메타물질을 쓰면 단일분자층의 중적외선 흡수를 메타물질이 없는 경우 보다 12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메타물질 기반 기술과 비교해도 3배 이상 흡수를 많이 할 수 있다.
대량으로 만들기도 쉽고, 제조 공정도 싸다. 기존 메타물질 표면에 미세구조를 만들기 위해 가격이 비싼 고해상도 빔 리소그래피가 필요했던 것과 달리 간단한 나노 임프린트(imprint) 공법과 건식 식각 공정을 써서 만들 수 있다.
정주연 기계연 박사는 “금속, 절연체, 금속 순으로 얇게 물질을 쌓고, 나노 임프린트 공법으로 위에 쌓인 금속과 절연체를 원하는 모양으로 뜯어낼 수 있다”며 “절연체를 깎는 건식 식각 공법을 더해 미세구조가 배열된 메타물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원 UNIST 교수는 “적외선으로 생체분자, 유해물질, 가스 등을 검출하는 센서 기술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판하는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13일자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