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이 올 줄은”…`폭설 첫눈`에 시민들 출근길 발 동동[르포]

서울 성북구 등 20㎝가량 폭설
도로 곳곳 통제도 이어져
기상청 “28일까지 일부 지역 최대 30㎝ 내릴 것”
  • 등록 2024-11-27 오전 9:44:11

    수정 2024-11-27 오전 10:38:23

[이데일리 사건팀] 밤사이 전국에 내린 폭설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7일 서울에는 오전 중에만 20㎝에 가까운 눈이 내리며 교통이 마비되는 곳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중교통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철과 버스가 연착되는 상황도 벌어졌고,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27일 오전 서울 지역에 폭설이 내려 길이 막히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이날 오전 7시 20분쯤 20㎝ 가까이 폭설이 내린 서울 성북구 동선동의 한 정류장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목도리와 귀마개, 방한화 등을 착용한 시민들은 버스가 오는 방향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종로 방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황모(49)씨는 “늦을까 봐 7시부터 나와 있는데 버스가 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한 대를 보냈다”며 “지도를 보니까 이미 도로가 꽉 막힌 거 같아 늦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사당역 인근의 상황도 비슷했다. 길이 미끄러운 탓에 시민들은 종종걸음으로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으로 급하게 향했다. 눈이 조금씩 녹아 물기와 살얼음으로 축축한 인도 위를 시민들이 급하게 뛰어가면서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사당역 안에서 시니어승강기안전단으로 일하는 정모(77)씨는 “한 번에 300여 명이 역 안으로 밀려 내려오는데 다들 걸어내려 오거나 뛰어오니까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인 주모씨도 “평소보다 지하철 대기 줄이 거의 2배 가까이 길어진 거 같다”고 전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한 오전 8시 30분쯤이 되자 시민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패딩으로 무장한 직장인 이재은(27)씨는 “일어나서 창문 밖을 보는데 온 세상이 하얘서 놀랐다”며 “집이 언덕에 있어 내려오는데 조심하느라 평소보다 5분은 더 걸렸다. 이번에 지하철을 안 타면 지각”이라고 말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서대문역으로 출근하는 정명선(28)씨도 “뛰어서 겨우 나왔는데 지하철도 꽉 차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탔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이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지며 서울과 경기, 강원에 대설특보를 발령했다. 서울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4곳 도로는 통제됐다. 서빙고로 일대도 통제됐다가 제설작업 후 해제되기도 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출근길 운행을 9시 30분까지 30분 연장해 운행한다.

수도권 지역뿐 아니라 내륙과 산지에는 시간당 1~3㎝의 눈이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까지 중·남부 산지 10~20㎝(많은 곳은 30㎝ 이상), 내륙과 북부 산지 5~15㎝(많은 곳 20㎝)이상, 동해안 1㎝ 내외의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나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눈이 쌓이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 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7일 오전 서울 지역에 폭설이 내리며 시민들이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박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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