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미 사기극?" 현대차·기아차 '애플카' 부인공시에 개미 뿔났다

8일 현대·기아차 "애플과 협의 진행 NO" 공시
현대차그룹株 일제히 급락…개인 중심 매도세인듯
개인 "주가 오를 땐 별말 없더니 이제와서" 분노
  • 등록 2021-02-08 오전 9:50:23

    수정 2021-02-08 오전 10:17:42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왜 이제 와서 아니래? 사기극 아니야?”

현대차(005380)그룹주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애플카’ 생산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 주식을 매수했는데, 8일 현대차와 기아차(000270)가 나란히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 공시를 냈기 때문이다. 장 초반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식은 급락 중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 현재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의 주가는 각각 6.21%, 13.1% 급락 중이다. 현대모비스(012330)현대위아(011210) 역시 각각 7.94, 9.26% 하락 중이다.

이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가 나란히 낸 공시 때문이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지난번의 공시 내용을 반복하면서도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한 줄 덧붙인 공시를 내보냈다.

이에 애플카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주를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애초 지난번 공시에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마치 애플과의 협상도 진행 중인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제 와서 애플과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딱 잘라 부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3위가 현대모비스(012330)(1조 455억원)였고, 5위가 기아차(9858억원), 7위가 현대차(8951억원)으로 현대차 관련주만 10위권 내에 3종목씩이나 됐다.

개인 매수세가 붙으며 현대차그룹주의 주가도 연초 이후 고공행진했다. 올 들어 현대차그룹주 주가 상승률은 △현대위아(011210)(83.74%) △기아차(62.66%) △현대모비스(37.96%) △현대차(29.95%) 순으로 높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한 현대차 투자자는 “주가 오를 때 아무 얘기도 안 하다가 이제 와서 협의를 안하고 있다고 부인하는 것은 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현대차 투자자는 “현대차가 굳이 애플의 하청을 자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아차 투자자는 “애플은 기아차를 하청업체처럼 굴리고 성장동력을 피폐화시킬 수 있다”며 “최근 들어온 주주들은 애플 호재로 단기 주가 상승을 바라고 온 사람들이 많아 당분간 매도세는 나오겠지만 기아차에게는 호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 임원들은 현대차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던 지난달 중순 보유주식을 대거 처분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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