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뺀다..코시국 아파트 걸러라” 우려 회자

GS건설 아파트 붕괴 원인 지목된 ‘철근 누락’
‘건설사, 자잿값 상승해 철근 아낀다’ 업계 종사자 글 회자
유현준 교수 과거 건설업계 부실시공 진단 발언도 재조명
  • 등록 2023-07-06 오후 12:40:56

    수정 2023-07-06 오후 12:40:56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GS건설이 짓는 아파트가 철근 부족으로 붕괴한 사건이 발생하자, 과거 국내 건설 업계의 부실시공을 우려하면서 나온 의견이 회자된다.

(사진=유튜브 캡쳐)
6일 정부에 따르면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 시공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일부가 지난 4월29일 붕괴했다. 지하주차장을 떠받치는 기둥을 시공하면서 철근을 누락하고 저강도 콘크리트를 쓴 것이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사 비용을 줄이고자 자잿값을 낮추려다 보니 부실시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2020~2021년 건설된 아파트는 거르라’는 2021년 이후 한 커뮤니티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회자된다. 건설업계 종사자로 보이는 작성자는 이 글에서 ‘자잿값 폭등하면서 철근 콘크리트 10개 들어갈 거 6~7개만 넣는다거나, 자재 엄청 아껴서 지었다’고 주장했다. ‘안 그러면 하청업체들이 공사 진행할 수 없으니 감리도 어느 정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고도 했다.

GS건설 아파트 붕괴 원인과 들어맞는 주장이다. GS건설은 붕괴한 지하주차장을 지지할 기둥 32개 모두에 철근을 써야 하는데 실제로는 17개에만 철근이 쓰는 것으로 설계했고, 이마저도 철근을 추가로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설계와 시공이 부실하면 감리 과정에서 문제를 잡아냈어야 하는데, 붕괴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감리 기능이 먹통이었다.

글쓴이는 ‘주변 지인들이 들어간다면 무조건 말린다. 자잿값을 떠나서 자재가 없는데 아파트를 어떻게 지었겠는가. 다 자대 줄이고 아껴서 지었다’며 글을 맺었다.

실제로 최근 공사 비용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철근 값은 2년 새 60%, 3년 새 65% 각각 늘었다. 철근 가격(미국 내수가격·1톤당 달러)은 2019년 하반기 685달러에서 2020년 하반기(670달러) 보합세를 거쳐, 2021년 하반기 1093달러로, 작년 하반기 1133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코로나 19로 물류비용이 치솟은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의 과거 발언도 재조명받는다. 유 교수는 지난해 8월 유튜브 방송에서 “우리나라 공사 현장에서 철근을 빼먹어서, 감리가 제대로 안 되면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 자신의 학창시절 교수 발언을 전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가 여기서 비롯했다는 것이 유 교수의 발언 취지였다.

이를 두고 시청자와 구독자 다수는 GS건설 사건을 유 교수의 발언과 빗대어 ‘과거와 비교해 개선된 게 없다’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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