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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괴짜 억만장자이자 암벽등반가인 쉬나드 회장이 회사를 포기했다.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가 30억달러(약 4조 1800억원) 상당의 회사 지분을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호를 위해 특별하게 설계된 신탁 및 비영리재단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쉬나드 일가는 지난달 파타고니아 전체 주식의 2%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과 나머지 98% 보통주 전량을 이들 신탁 및 비영리재단에 취소할 수 없는 형태로 이전했다. 쉬나드 일가는 매년 1억달러(약 1400억원)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수익에 대해서도 전액 기후변화 및 전세계 미개발 토지 보호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파타고니아는 쉬나드 회장의 개인적인 취미에서 탄생한 회사다.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쉬나드 회장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등반 1세대로 불린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14세부터 암벽등반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후 대학 재학 및 군 복무 시절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암벽등반을 즐겼다.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엔 북한산의 암벽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쉬나드는 대학 시절부터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등산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1964년 명예제대 이후 ‘쉬나드 장비’(Chouinard Equipment)라는 회사를 세워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장비는 등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회사는 미국 최대 등반 장비 회사가 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쉬나드 회장은 1973년 파타고니아를 설립해 의류 사업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암벽등반을 사랑했던 만큼 회사의 경영 철학엔 환경보호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 의류 제품은 유기농·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생산했고, 적자를 낼 때에도 매출의 1%는 항상 환경단체 등에 기부했다.
그가 괴짜로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여전히 낡은 옷을 입고, 저가 자동차인 ‘스바루’를 직접 운전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는다. 환경보호를 위해선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야 한다며 2011년 NYT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쉬나드 회장의 측근들은 기부액을 늘리려면 기업공개(IPO) 또는 매각을 권고했지만, 쉬나드 회장은 직원 복지와 환경보호라는 기업문화를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파타고니아는 1970~1980년대부터 자유로운 복장, 사내 어린이집 운영, 유기농 식사 제공, 칸막이 없는 사무실 등 2000년대 이후 IT기업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업문화를 정착시켰으며, 하청업체 직원들에 대한 복지에도 신경을 기울였다고 NYT는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