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세계 2위 화장품 시장인 중국을 발판으로 고공 성장했던 K뷰티산업이 성장 절벽에 직면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 등 국내 뷰티 업계 양대 기업이 텃밭이라고 생각했던 중국사업에서 부진의 늪에 빠져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현지업체와 차별화 할 수 있는 프리미엄 경쟁력을 키울 뿐만 아니라 미주·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화장품 업계의 중국 수출액은 23억6924만달러(3조1404억원)로 전년동기(30억4462만달러) 대비 22% 감소했다. 표면적으로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 봉쇄 여파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화장품 업계에 밀려 K뷰티 산업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 (그래픽=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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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적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002790)의 지난 3분기 국내 영업이익은 294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실적 악화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LG생건도 작년 12월 따이공(보따리상)의 리베이트 요구를 거부하면서 매출이 하락세다. 면세점은 평당 매출액이 가장 높고 마케팅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화장품 업계의 최선호 채널이다. 실제 면세점 매출이 국내 화장품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영업기반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중국 따이궁(보따리상) 중심의 면세 영업 의존도를 낮추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브랜드 리빌딩을 통해 차별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제2의 설화수’, ‘제2의 후’를 만들어 고급 화장품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을 모으고 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프랑스와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을 제치고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K뷰티가 다시 전성기를 누리려면 연구개발에 투자를 더 강화해서 제품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화장품회사 로레알도 랑콤, 바디숍, YSL 보떼, 한국의 스타일난다 등 인수·합병(M&A)를 통해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다”며 “K뷰티업계도 고성장을 하는 벤처 화장품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하는 방식으로 비(非)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