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전남)=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같이 근무했던 전 직장동료가 있어서 아침에 미사 드리고 이렇게 분향소에 왔죠.”
전남에 거주하는 송기영(68)씨는 전 직장동료를 추모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희생자는) 지난 2월에 명예퇴직했다가 이번에 부부가 같이 변을 당했다”며 “희생된 이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해줄 수 있는 건 기도뿐이라 아침에 미사를 드리고 또 이렇게 기도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30일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애도를 위한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자마자 이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 직장동료부터 동네 친구까지 희생자들과 인연이 있는 시민들은 눈물을 보였다.
이날 분향소에는 전남도에서 마련한 명패와 함께 하얀 국화가 가득했다. 한켠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에서 보낸 근조화환과 대한불교조계종, 제주항공 등 각계각층에서 보낸 환이 놓여 있었다.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직원들은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을 차분히 안내하고 있었다.
합동분향소엔 줄곧 침통한 분위기가 흘렀다. 희생자들의 지인들부터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들까지 모두 어두운 표정이었다. 시민들은 국화를 희생자들의 위패 앞에 두고 향을 피운 뒤 명복을 빌었다. 슬픔에 눈물을 보이거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이들도 보였다.
희생자 중 초등학교 동창이 있다는 A씨는 “항공기 사고가 나고 동창들 사이에서 친구가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오랜 추억을 나눴던 친구에게 좋은 곳에 가라고 빌어주고 싶어서 광주에서 찾아왔다”고 눈물을 보였다.
새벽부터 먼 지역에서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오전 3시에 차를 몰고 이곳을 찾았다는 최윤호(24)씨는 “유튜브를 하고 있는데 한 구독자가 사고를 당했다는 댓글이 달려 진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을 찾았다”며 “오기 전까지 슬프긴 했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실제로 와서 위패들을 보니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슬픔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36분쯤 합동분향소를 찾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여당 의원들은 사고가 났던 무안국제공항 방문 뒤 바로 이곳을 찾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 역시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이주영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이곳을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