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톤’ 몰고 온 수증기…징검다리 연휴, 부산 지역 `물폭탄`

대만 지나는 태풍…지형 등 영향으로 약화
태풍이 끌고 온 고온다습 공기…3~4일 비 예보
1일 비 그친 뒤 ‘급추위’…2일 최저 10도
  • 등록 2024-10-01 오후 12:25:08

    수정 2024-10-01 오후 6:51:0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제18호 태풍 ‘끄라톤’이 대만 내륙을 지나며 세력이 약화할 전망이지만, 뜨거운 수증기를 한반도로 몰고 올 전망이다. 현재 한반도로 남하하는 찬 공기가 수증기가 만나면서 이번주 징검다리 연휴 기간 물폭탄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태풍 ‘끄라톤’ 경로 (사진=기상청 홈페이지)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태풍 ‘끄라톤’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만 타이베이 남남서쪽 약 520㎞ 해상에 위치해 있다. 중심기압은 920hPa로 매우 강한 상태다. 서진하던 태풍 끄라톤은 북동진해 오는 2일 오후 9시 대만 타이베이 남남서쪽 약 240㎞ 육상으로 들어와 계속해서 북동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대만 북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간 끄라톤은 계속해서 북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이 과정에서 태풍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오전 9시 중심기압이 920hPa에 달하는 끄라톤은 오는 4일 오전 9시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180㎞ 해상에 다다를 때는 990hPa로 중심기압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한 태풍으로 분류된다. 태풍이 열대저압부(TD)나 온대저기압(L)으로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수시 브리핑에서 “태풍 동쪽 기류가 남북으로 높은 산맥을 만나며 강풍대가 와해될 수 있다”며 “대만 서쪽으로는 수심이 얕아 태풍에 에너지를 주는 해양 열용량이 낮기 때문에 태풍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세력이 약해진 끄라톤은 당초 예상보다 중국 내륙 방향에 붙어 북동진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현재 시속 3㎞로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오는 6일까지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북쪽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문제는 끄라톤이 끌어올린 고온다습한 공기다. 한반도에 내려오고 있는 북쪽의 건조하고 찬 공기와 부딪히며 비구름 떼가 발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4일 남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강수가 있을 수 있다. 김 분석관은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동쪽 중심으로 많은 곳은 80㎜ 가량의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끄라톤이 더 빠르게 북상하게 되면 강수량 역시 더 늘어날 수 있지만, 한반도에 내려오고 있는 찬 공기가 북상하는 고온다습한 공기보다 빠르게 남하할 경우 강수구역이 줄어들고 강수량도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한반도에 비구름떼가 떠나간 이후 기온이 큰 폭으로 하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기준으로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0도로 평년과 다소 높은 날씨를 보이겠지만 오는 2일 아침 최저기온은 11도로 큰 폭으로 떨어지게 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강원 영동 높은 산지 중심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이날 밤부터 내일 새벽까지 서리 가능성이 크다”며 “내륙지방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은 2일 10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18호 태풍 끄라톤 이동 경로. (사진=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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