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증명 앱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분산ID(DID) 집중사업에 지원한 4개 민간 사업자와 질병관리청이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코인플러그와 아이콘루프의 경우 기술 파트너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있는데, 이들은 백신접종증명 앱을 만들게 되면 별개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축해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암호화폐와 관련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하게 밀고 있는 질병청이 이를 받아들여 줄지가 관건이다.
질병청 “코인 발행하면 검토 대상에서 제외”
질병청은 SK텔레콤(017670), 라온시큐어(042510), 아이콘루프, 코인플러그 등 4개 DID 연합체와 개별적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이 어떤 식으로 증명서를 발급하는지 등 개략적인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암호화폐 발행 여부에 대한 논의가 가장 핵심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질병청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의 질의 응답을 통해 코인을 발행하지 않고, 노드 확대가 가능한 기술이라면 데이터를 개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질병청이 내건 두 번째 요건 `확장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제격으로 꼽힌다. 질병청이 내놓은 `쿠브(COOV)` 앱에 적용된 블록체인랩스의 특허 기술 `인프라 블록체인`이 퍼블릭 블록체인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않기에 기술 지원을 받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드를 국가 간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질병청의 블록체인에 해외 서비스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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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으로도 해외 연동 가능…“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해”
코인플러그 관계자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자생적으로 운영되려면 기업들이 운영비용 등을 모두 지불하고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라며 “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써야 하는데, 노드 확장성 부분에서는 퍼블릭이 앞서는 것이라 모순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DID 기술을 활용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통해서도 해외 서비스와의 확장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끼리 DID 공개키를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연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인플러그와 아이콘루프도 질병청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 암호화폐를 발행하지 않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백신접종증명 앱을 구축해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암호화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인사의 한마디에 급격히 출렁이면서 2030세대 투자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청이 암호화폐 발행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의문이다.백신접종증명 앱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도 관련 암호화폐가 널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인플러그와 아이콘루프가 백신접종증명 앱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타디움과 아이콘도 두 배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 발행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업체들이 들어와 연동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프라이빗이냐 퍼블릭이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코인을 발행한 주체가 백신접종증명 앱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와 별도 법인이면 문제가 없는지 등의 가이드라인을 질병청이 명확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