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전 공공기관 종전부동산 매각 `부진'

2조5천억 달하는 부동산 36곳중 2곳만 팔려
이전계획 차질우려..투자설명회 개최 등 나서
  • 등록 2012-06-27 오후 2:33:46

    수정 2012-06-27 오후 3:14:54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정부가 혁신도시로 옮겨가는 공공기관 부동산 매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좀처럼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은 종전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만큼 매각 작업이 늦어질수록 지방 이전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2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정부 산하 31개 기관의 36개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종전 부동산 매각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합동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실제로 부지가 팔린 곳은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적십자사(51억원)와 경기 가평에 위치한 한국전기안전공사(56억원) 등 2개 부지에 그친다. 계획대로라면 남은 6개월 동안 경기 성남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등 34개 기관을 매각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년 상반기에 감정평가, 계약조건 검토 등 매각준비를 하고 하반기에 계약으로 이어지는 상저하고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매각 실적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통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동산에 선호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매각 작업에 상당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팀장은 “지방 이전 대상 공공기관 부지는 대부분 도심 요지에 위치한 알짜 부동산이지만 가격이 높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거시경제 악화로 기업 대부분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점을 고려할 때 매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청사를 지방으로 옮기면서 종전 부동산을 매각해야 할 공공기관은 모두 119곳에 달한다. 이중 국가기관은 46곳이지만 현재 26곳이 미매각 상태다. 정부 산하기관은 73곳이 종전 부동산을 팔아야 지방으로 청사를 옮길 수 있지만 현재 16곳만 매각 작업이 끝난다. 전체 119곳 중 70%인 83곳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매각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 지방 이전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으로 청사를 옮겨야 하는 공공기관은 종전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기 때문이다.

한 이전기관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매각 작업이 늦어지면 이전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설명회에 이어 8월과 11월에 두 차례 더 합동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에 소개되는 종전 부동산은 정부 지정 부동산 공매시스템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 매각공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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