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한국형 LNG화물창 확대 나홀로 '고군분투'

삼성重, SK해운 LNG운반선 결함 논란 속
최근 대한해운에 KC-1 적용 선박 인도
실적 쌓기 여전히 난항…"정부 지원 절실"
대우조선해양·현대重 독자기술도 '묻힐 판'
  • 등록 2019-10-13 오후 4:36:37

    수정 2019-10-13 오후 4:36:37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SK해운으로 인도한 SK스피카호.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한국형 LNG(액화천연가스) 화물창 KC-1 확대를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만 부족한 실적으로 해외 선주들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쉽지 않은 데다, KC-1을 처음으로 적용했던 선박들 역시 결함 발생 이후 여전히 수리 중인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한해운(005880)으로부터 수주한 LNG운반선 ‘SM 제주 LNG 1호선’을 최종 인도했다. 해당 선박은 7500㎥급 내항 LNG운반선으로, 한국가스공사와 대한해운 간 장기운송계약에 따라 통영과 제주 LNG기지를 오가며 20년 간 LNG를 운송한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연내 대한해운에 국내 최초 LNG벙커링이 가능한 7500㎥급 LNG운반선 ‘SM 제주 LNG 2호선’ 인도도 앞두고 있다.

특히 SM 제주 LNG 1·2호선은 한국형 LNG 화물창인 KC-1을 적용한 선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초 전세계 최초로 KC-1을 적용해 건조한 LNG운반선 두 척(SK세레니티호, SK스피카호)을 선주사인 SK해운에 인도했지만, 해당 선박들은 화물창 외벽 결빙 등 결함 발생으로 현재 모두 운항을 중지한 상태다. 당초 수리 및 운항 테스트를 거쳐 이르면 올해 7월 재인도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수리 작업을 마치지 못해 거제조선소에 계류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SK해운 선박과 관련 “정상운항이 가능할만큼 큰 결함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지속 견지하고 있지만, 재인도가 이뤄질 때까지 안정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에 놓였 있다. 이번에 대한해운에 인도한 선박들의 정상 운항 여부가 신뢰성 회복에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KC-1 등 한국형 LNG 화물창이 고사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발생한 결함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선주들에게 내수시장에서라도 한국가스공사 발주 등 정부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한다는 것.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사들 입장에서 큰 돈을 들여 선박을 건조하는 데다, LNG를 운반하는 선박이라는 점을 고려해 더 나은 기술력보다 안정성을 더 선호한다”며 “현재 전세계 LNG운반선에 대부분 적용되고 있는 GTT의 LNG 화물창 역시 여전히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KC-1이 안정성 문제를 극복하려면 꾸준히 실적을 쌓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전세계 선사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C-1 외에도 국내 조선업계는 한국형 LNG 화물창 독자기술을 각각 확보하고 있지만, 정작 실적 부족으로 글로벌 선주사로부터 단 한건의 계약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기존 LNG 화물창 대비 자연기화비율이 가장 낮은 솔리더스를, 현대중공업(009540)은 LNG 화물창 내 충격을 구조적으로 줄여주는 하이멕스를 개발했다.

한편 국내 조선 빅3는 그 동안 LNG운반선 건조시 척 당 1000만달러(한화 약 11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로열티(기술 사용료)를 내고 프랑스 GTT의 LNG 화물창 설계기술을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 빅3 LNG운반선 수주량은 66척으로, GTT에 6억6000만달러(약 8000억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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