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에 강하다는 애플 AI…차별화는 '글쎄'

애플, 온디바이스+클라우드 결합해 AI 기능 제공
클라우드 전송 시 암호화·답변 제공 후 즉시 삭제
삼성 갤럭시 AI도 유사한 방식으로 프라이버시 보호
아이폰16 판매 부진…애플 인텔리전스가 구할까?
  • 등록 2024-10-03 오후 3:12:18

    수정 2024-10-03 오후 7:07:2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의 강점으로 강력한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할 필요가 없도록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로 처리하고,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동일한 수준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이 적용된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하이브리드 AI’ 방식은 이미 삼성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보인 바 있어,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3일 IT 업계에 따르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달 배포 예정인 iOS18.1 버전에 포함되며, 아이폰16 시리즈와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에서 지원될 예정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글 재작성·교정·요약 △자연어를 이용한 사진·동영상 검색 △메일·알림 요약 및 정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지=애플)


애플은 자체 인공지능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철저히 보호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능한 많은 데이터를 아이폰의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로 처리하며, 보다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라 불리는 프라이버시 보호 특화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해 처리한다는 설명이다.

애플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데이터는 종단 간 암호화되어 안전하게 전송되며, 처리 중에도 애플이 서버에 접근할 수 없다. 또한, 답변을 제공한 후 사용자 데이터는 즉시 삭제되며, 이후 모델 훈련 등 성능 개선에도 사용되지 않는다. 애플은 이 같은 과정을 검증하기 위해 독립된 외부 전문가 그룹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애플 인텔리전스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하이브리드 AI’를 활용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하는 전략이 경쟁사들 사이에서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 S24를 통해 ‘갤럭시 AI’를 선보이며, ‘하이브리드 AI’ 개념을 먼저 도입했다. 갤럭시 AI는 실시간 통화 번역처럼 민감한 개인정보를 처리할 때는 온디바이스 AI를, 이미지 편집처럼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용자는 단말기에서 ‘내 기기에서만 데이터 처리’ 옵션을 선택해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전송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용 약관을 통해, 갤럭시 AI를 통해 서버로 전송되는 모든 데이터가 암호화되며, 서버에 데이터가 남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애플 인텔리전스가 출시되더라도, 아이폰16의 판매 부진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리즈(Barclay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반도체 공급망 정보를 바탕으로, 올해 4분기 아이폰16 생산량이 당초 계획보다 300만 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아이폰16은 출시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인 리드타임이 전작보다 크게 줄었는데, 이는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높다. 아이폰15프로의 리드타임은 32.5일이었지만 아이폰16프로은 18.5일로 짧아졌다.

글로벌 판매 부진과 대조적으로 한국 시장에선 아이폰16 프로 모델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에 배정된 초도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라는 게 통신 업계 전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올해 첫 1차 출시국이 되면서 작년보다 초도 물량이 줄어 인기 모델이 품절된 것이지, 아이폰16이 전작보다 더 잘 팔리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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