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버려지는 플라스틱 1000만t..재활용은 27% 뿐

■갈길 먼 재활용 산업 (上)폐플라스틱
EU 등 주요국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韓 올해부터 3% 의무화..2030년 30%까지 확대
기업 재생원료 비중 높이라지만..대부분 소각
수거·선별업체 인프라 확충..단일소재 규격화 필요
  • 등록 2023-04-16 오후 7:00:00

    수정 2023-04-16 오후 7:22:10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강화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환경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제품의 생산-유통-폐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낮추기 위해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는 고도화된 기술 개발 및 시설 구축 등에 나서고 있다. 탄소배출 없는 자원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본지는 글로벌 환경 규제가 본격화된 (上)폐플라스틱, (下)폐배터리에 대한 국내 재활용 산업 현황과 시급한 규제 개선 과제 등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질 좋은 폐플라스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국내에서는 소재 수급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관계자)

16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플라스틱 재활용률(전체 폐기물에서 재활용되는 폐기물의 비율)은 약 73%지만 열적 재활용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재활용률은 27% 수준(충남대 연구팀 물질흐름분석 수행 결과)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재 페트(PET) 재생원료 사용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원료 의무화 규제가 실효성을 거둘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질적인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여야 재생원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다.

앞서 우리 정부는 올해부터 페트 연 1만톤(t) 이상 생산 업체에 재생원료 3% 이상 사용 의무 부과를 시작으로, 203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맞물린 정책으로 EU 역시 페트 재생원료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상 의무화하도록 규정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내 재생원료 사용 비중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는 후진국 수준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리 체계가 꼽힌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수거, 분류, 처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채 대부분 소각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 LG, 롯데 등 대기업들의 경우 재생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피드스탁(feedstock, 공급원료)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만 한 해 1000만t이 넘는 폐플라스틱이 나오고 있지만 허술한 관리체계로 재생원료 확보를 위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폐플라스틱값은 이미 금값이 됐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압축페트는 전국 평균 kg당 469원을 기록했다. 2020년 평균 233원에서 2배가량 올랐다. 플라스틱의 기본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펠렛(폐플라스틱 조각)값은 같은 기간 680원에서 937.4원으로 상승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 주기에 대한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거·선별업체의 인프라 고도화뿐만 아니라 포장재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의 단일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토록 하는 규격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장용철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정의와 범위, 용도를 설정하고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뿐만 아니라 일회용 플라스틱 전 주기 단계에 걸쳐 ‘생성-유통-소비-재활용 및 폐기’ 관련법 규제를 강화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일부에만 적용하는 포장재 규격화 범위를 늘리고 재질 평가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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