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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교육업계가 ‘2세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포스트 코로나’ 전략 짜기에 분주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대면 교육이 위축하고 디지털·비대면 교육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에듀테크’(교육+기술 합성어) 경쟁력 확보가 오너 2세들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각 업체는 AI·빅데이터 전문 인력을 확보하거나 투자를 늘리며 차별화한 에듀테크 상품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대교는 최근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최고전략책임자(CSO)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80년생인 강 상무는 성균관대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마친 뒤 지난 2009년 대교 해외사업전략실에 입사했다. 이후 대교 아메리카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 사업에 주력했다.
강 신임 대표는 지난해 법인 전환 34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한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대교는 최근 교육사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실적 회복에 분주한 상황이다. 스마트학습 브랜드 ‘써밋’ 시리즈 과목을 수학에서 영어, 국어 등으로 확대 출시하고 학습 서비스를 한 곳에서 모아볼 수 있는 플랫폼 ‘마카다미아’도 출시했다. 최근 사내이사로 영입한 빅데이터 전문가 김우승 전 줌인터넷 대표가 이를 측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대교 관계자는 “신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올해는 실적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지난 2012년 그룹 신규사업팀으로 입사한 이후 에듀사업본부 기획부문장 등을 거치며 신사업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에듀테크를 포함해 핀테크·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육성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원그룹은 연내 개인 맞춤형 학습 진단·관리 솔루션 ‘AI 튜터’(가칭)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AI 기반 에듀테크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AI 튜터는 학습자에 최적화한 수업 진행과 학습 관리 등 AI 기반 학습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장 실장은 “에듀테크를 중심으로 R&D를 지속 추진해 압도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인 AI를 집중 육성해 그룹 전체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씽크빅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윤새봄 전무를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에 분주하다. 지난해 웅진씽크빅은 사내 벤처로 출발한 키즈플랫폼 ‘놀이의 발견’을 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사하고, 윤 전무를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놀이시설부터 온·오프라인 클래스를 앱 하나로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는 놀이의 발견은 지난해 8월 200억원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회원 70만명을 확보하는 등 세를 키워나가고 있다.
또한 회사는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36억원을 집행하며 전년 대비 74%가량 투자를 늘렸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2.81%에서 3.65%로 늘어났다. 꾸준한 R&D 덕분에 웅진씽크빅의 AI 교육 관련 특허는 23건으로, 주요 교육기업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온라인 교육 플랫폼 ‘유데미’(Udemy)와 사업권 계약을 체결하고 IT개발, 비즈니스 등 다양한 온라인 강의도 선보일 예정이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유의미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웅진씽크빅도 지난해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6% 감소했다. 대교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286억원을 기록하며 1986년 법인 전환 이후 첫 적자 수렁에 빠졌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문학습 회원이 감소하면서 관련 사업이 부진을 겪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올해 디지털·비대면 교육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차별화한 에듀테크 콘텐츠 출시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근본적인 위기에 후발 교육업체들의 약진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시점”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에듀테크 기술력 확보가 ‘2세 경영’ 성과를 판가름 짓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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