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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지인들의 대화에 일본 여행이 매일 화두로 나온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지난 11일부터 일본 항공권 예약이 3배 가까이 급증하고, 10월 말까지 80~90%대에 육박했던 제주 특급호텔 예약률이 11월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뉴스가 바로 체감된다.
몇년간 가지 못했던 일본 여행의 문이 열리면서 보상심리로 수요가 쏠리고 그 반대급부로 제주 여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당분간 제주를 비롯한 국내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현상이다.
해외로 자유롭게 나가지 못했던 코로나 기간은 국내 여행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준 소중한 기회였다. 제주도를 비롯해 국내 여행지 곳곳의 속살을 여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해외여행이 풀렸다해서 국내여행과 바로 이별을 고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취향은 물론 시간과 비용면에서 엄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다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몇년간은 바라보기도 싫은 여행지가 됐을까.
또 한번 다녀온 여행지를 다시 찾고 싶은 관광테마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이제 더는 갈 데가 없다’는 인식이 커졌다. 주말을 이용한 단기여행이야 그렇다쳐도 해외처럼 여름휴가나 겨울휴가를 일주일 정도 즐길 수 있는 곳은 국내에 별로 없다는 걸 코로나 기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다.
항공사들도 알짜 노선인 일본 노선에 대한 공격적인 증편에 나섰고, 동남아 여행도 앞으로 계속 늘어날 계획이다. 그렇다고 당장 국내를 찾던 여행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아직 불쾌한 경험을 즐거운 추억으로 바꿀 기회는 남아있다. 코로나 특수를 벗겨내고 국내 여행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정비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