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도망친 중국인, 성형하러 한국 왔나?… ‘6번째 방문’

아내와 서울 호텔서 은신
정부 “법과 원칙에 따라 엄하게 처벌”
  • 등록 2023-01-06 오전 10:56:52

    수정 2023-01-06 오전 10:56:5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호텔 격리를 거부하고 달아났다가 이틀 만에 붙잡힌 40대 중국인 남성이 의료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도망친 뒤 서울의 한 호텔에 머물면서 함께 입국한 부인을 부르고 외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후 호텔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한 40대 중국인 A씨가 5일 인천시 중구 모 호텔로 압송되던 중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중국 국적의 A(41)씨는 입국서류에 방문 목적을 ‘의료’라고 기재했다. A씨가 한국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그는 앞서 2018∼2019년 5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며 그때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아 얼굴 성형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중국에서 단기체류비자를 발급받아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장소인 인천 중구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그는 이곳에서 1주일간 격리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오후 10시 7분께 확진자 이송용 미니버스에서 내려 도주했다.

코로나19 확진 후 호텔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한 40대 중국인 A씨가 5일 서울에서 검거돼 인천시 중구 모 호텔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질병관리청 신고를 접수하고 추적에 나섰고 이틀만인 지난 5일 서울에서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격리시설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대형마트 인근까지 이동한 뒤 택시를 타고 서울 중구 명동 소재 호텔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함께 입국한 부인을 호텔로 불렀다. 부인은 입국 검사에서 A씨와 달리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부인과 이틀을 함께 지내면서 확진 상태로 외출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도주하는 동안 성형외과를 방문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A씨는 인천 중구 영종도의 임시생활 시설인 한 호텔에 다시 격리됐다. 압송되는 과정에서 그는 경찰이 지급한 전신 방호복과 장갑 등을 착용하고 얼굴을 가렸다. ‘왜 도주한 것인가’ ‘한국에 온 목적이 무엇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부는 A씨에 대해 엄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성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 3일 중국에서 입국 후 도주했다가 이제 검거된 확진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하게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호텔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중국인 확진자 도주 당시 모습 (사진=모 호텔 제공, 연합뉴스)
김 조정관은 “정부는 앞으로도 국내외 방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해외 입국자 대상 방역조치가 빈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씨가 국내에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또 강제 출국과 함께 일정 기간 한국 입국이 제한되는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중대본은 정부가 1월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강화된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오는 7일부터는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입국 전 PCR(유전자증폭)검사 의무를 도입해 방역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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