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리상푸 국방부장(장관) 후임으로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이달 말 주최하는 아시아태평양 안보 대화 ‘샹산 포럼’ 전에 국방부장 교체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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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이날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이달 말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류 참모장의 신임 국방부장 임명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육군 사령관 출신인 류 참모장은 1986년 베트남과 량산 전투에 최전선 중대장으로 투입됐으며 36차례 적의 공격을 막아낸 전쟁 베테랑이다.
중국이 오는 29~31일 열리는 샹산 포럼 개최 전에 신임 국방부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 샹산 포럼에서는 국방부장이 기조연설을 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샹산 포럼에 참석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월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에 국방장관 회담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다만 샹산 포럼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은 낮아 양국 국방 수장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장 교체를 계기로 미·중 최고위급 군사 대화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 부장은 2018년 러시아로부터 불법적으로 무기를 사들였다는 이유로 미 제재 대상에 올랐는데, 중국은 그동안 군사 대화 재개 조건으로 미국에 리 부장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다. 류 참모장은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니다.
체임스 차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연구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최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면 류 참모장 임명은 대화 재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3월 국방부장에 오른 리 부장은 8월 29일 중국·아프리카 평화안보포럼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서방 언론은 리 부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해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친강 전 외교부장 역시 지난 6월 종적을 감춘 지 한 달여 만에 해임된 바 있다. 리 부장과 친 전 부장 모두 시 주석의 측근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