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번엔 스몰컷…파월, 12월 추가인하 배제하지 않아(종합)

연준, 기준금리 25bp 인하…한미 금리차 150bp로 좁혀져
트럼프 해임 가능성에 각 세운 파월…“물러나지 않을 것”
새정부 정책 영향엔…“초기단계, 언제 시행될지 몰라”
“美재정적자 지속가능하지 않아..경제에 위혐 요소”
  • 등록 2024-11-08 오전 6:11:50

    수정 2024-11-08 오전 6:16:1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사임을 요청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25bp인하하며 통화정책 완화를 이어나갔다. 파월 의장은 12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지 않았고, 시장도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상향했다.

대통령 연준 이사 해임 요구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아”

파월 의장은 6~7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요청이 있으면 사임할 것이냐’는 질문에“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의 해임이나 강등은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며 단호히 대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7년 파월 의장을 임명했지만, 첫 임기동안 파월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빨리 인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파월을 수차례 비난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0월에는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블룸버그 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연준 금리 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며 독립성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내가 명령할 수는 없지만 금리 인상 또는 인하 여부에 의견을 제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금리인하 결정 및 향후 전망에 대한 질문도 중요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연준이 독립성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지, 향후 트럼프 정책이 연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더 집중됐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이번 대선 결과가 단기적으로 연준 정책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규모 감세와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했고 하원마저 싹쓸이 한다면 트럼프의 세법 개정은 순식간에 통과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파월은 “만약 세법이 통과하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경제모델에 이런 점을 고려하겠지만, 법 개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어떤 영향을 줄지, 전반적인 정책의 합이 어떤 영향을 줄지 봐야한다”며 “지금은 초기 단계이고, 우리는 정책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언제 시행될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너무 높은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 경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간접적으로 트럼프의 감세 정책 등으로 재정적자 확대될 경우 미 경제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25bp 금리인하…파월 “12월 금리인하 찬성도 배제도 안해”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면서 4.5~4.75%로 끌어내렸다. 지난 9월 피벗(긴축정책서 전환)에 나서는 동시에 ‘빅컷’(50bp)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스몰컷’(25bp)을 단행하면서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나섰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3.25%)와 차이는 다시 150bp(1bp=0.01%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9월 빅컷 결정 당시 미셸 보우먼 이사가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정되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고용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했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위원회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roughly)’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지난 9월에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2% 목표치를 향한 지속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greater confidence)을 얻었다”고 언급했지만 이 문구는 사라졌다.

그러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위원회는 이중 책무의 양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더 큰 확신’ 문구 삭제와 관련해 향후 가이던스를 주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으로 우리는 경제 활동에 대해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며 ‘동시에 (9월 FOMC 이후)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하나나왔지만, 나쁘지는 않았지만 예상보다 조금 높았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금리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최근 경제는 견고한 확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도 “12월 금리인하를 배제하지도 찬성하지도 않는다(out or in)”고 답했다.

그러면서 “12월 FOMC까지 고용보고서 한건, 인플레이션 보고서 두건이 나온다”며 “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12월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월가 12월 25bp 인하 가능성 상향..내년엔 ‘스킵’ 가능성도

시장은 파월의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12월 25bp 가능성을 보다 높여 잡았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25bp 추가 인하 확률은 74.5%로 전날(69.9%)보다 높여잡았다. 동결 가능성은 29.5%에서 25.5%로 낮아졌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휘트니 왓슨은 “연준은 예상대로 25bp를 인하했고, 12월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최근 데이터 강세와 재정 및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연준이 양적완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내년에는 금리인하 ‘스킵(건너뛰기)’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이토로의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 브렛 켄웰은 “파월 의장이 미국이 견고한 경제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며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연준은 몇달 전보다 고용시장과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더 편안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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