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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지원, 中 반도체 기술 개발 가속화
중국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시장이다. 2022년 세계 반도체 판매액은 5735억달러(약 773조원)인데 이중 중국은 점유율 31%(1803억달러)로 1위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높다. 반도체 수입액(4156억달러)이 수출액(1546억달러)을 크게 웃돈다.
2014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제시했으나 2019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갈등에 타격을 받았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첨단반도체·장비 수출을 통제하면서 본격적인 기술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국산화 달성 목표가 차질을 빚자 2021년 ‘14차 5개년 계획’을 세워 반도체를 국가안보 핵심으로 첨단·차세대 반도체 발전을 추진키로 했다. 2019년에는 2041억위안(약 38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기금 2기(1기 1380억위안)을 설립하고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투자에 나섰다.
중국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일부 반도체·장비 국산화는 진전을 이뤘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전년대비 14%포인트나 상승했다. 2021년과 2022년 중국 반도체 장비 시장은 연평균 27%씩 성장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최신 기술인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미국을 긴장하게 했다. 7nm를 개발한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는 상하이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여기서 보다 첨단 기술인 5nm 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나노 칩은 현재 최첨단 3나노보다 한 세대 뒤처졌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도 중국 반도체 산업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반도체 국산화가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의 집적회로(IC) 생산량은 3514억개로 전년대비 6.9% 증가했다. 수입액은 3494억달러(약 471조원)로 1년 전보다 15.4% 줄었다. 그만큼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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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중국기업 기술 경쟁력 파악해야”
관건은 중국이 얼마나 빨리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느냐 여부다. 현재 중국과 선두 그룹과의 기술 격차는 낸드 플래시 분야에선 2년이고, 첨단 분야인 파운드리는 5년 가량이라는 분석이다.
주요국의 수출 제한으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지 반도체 팹리스(설계회사) 수는 2014년 681개에서 2021년 2810개로 급증하는 등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미 화웨이, 알리바바 등은 고성능 첨단반도체 설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2017년부터 7년 동안 국제 특허 출원 건수 1위를 지키고 있는 회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5nm 칩 생산에 성공해도 한국 삼성이나 대만 TSMC엔 훨씬 뒤처진 수준이지만 중국은 외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며 “중국의 막대한 보조금은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것보다 덜 효율적이지만 국가안보에 그만한 대가를 치를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은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미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고 중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대중 수출 감소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타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K반도체 전략에서도 차세대 반도체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향후 기술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분야 초기시장 선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중국기업에 대한 기술 경쟁력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