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직 임원들의 구속과 신규 채권 발행 금지 등 악재에 시달리는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이번에는 원금과 이자 상환에도 실패하면서 위기에 몰리고 있다.
| 중국 장쑤성 화이안에 위치한 주택 단지에 헝다(에버그란데) 로고가 게시돼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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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그룹 자회사인 헝다부동산은 선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이날 만기가 도래한 원금과 이자 40억위안(약 7321억6000만원)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은 최근 자금 관리 부서 직원이 구금되고 신규 채권 발행을 위한 규제기관 자격을 충족하지 못해 주요 채권자 회의가 취소되는 등 구조조정에 차질을 겪고 있다. 샤하이쥔 전 최고경영자(CEO)와 판다롱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신규 채권 발행이 어렵다는 소식에 25일 회사 주가는 25% 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헝다는 현재 최소 300억달러(약 40조2000억원) 이상의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헝다를 비롯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기가 번지는 점을 언급하며 일부 글로벌 자금 관리자들은 취약한 거버넌스로 중국 자산이 투자 불가능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채권 발행이 어렵다면 앞으로 헝다의 구조조정 방식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헝다는 올해 3월 발표에서 채권자들이 10~12년 만기의 새 채권을 받을 수 있는 옵션 또는 주식연계증권(ELS) 조합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채권의 주식 전환이 구조조정을 위한 유일한 옵션으로 남았다는 판단이다.
헝다는 구조조정을 위한 새로운 회의 일정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변동 사항이 있을 때 추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헝다는 다음달 30일 청산 청문회가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