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찾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현장은 조용했다. 1만가구가 넘는 매머드급 공사인데도 시끄러운 공사 소음 대신 적막감만 감돌았다. 앞서 시공사업단은 이날 자정부터 공사 현장의 모든 인력과 장비를 철수한 상태였다. 건설현장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수십여대의 타워크레인은 작동을 멈췄다. 공사 현장을 드나들던 대형 트럭들도 자취를 감췄다.
공사 현장 외벽에는 곳곳에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플래카드만 걸려 있다. 그 옆에 걸려 있는 건설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플래카드도 눈길을 끈다. 시공사업단은 지난 3월14일 건설 노동자들에게도 공사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 중단으로 3000여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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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공사가 늦춰질수록 이주비 대출부터 사업비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 조합원 피해만 커질 수 있다”면서 “책임론에 대해서는 조합원 내부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다만 잘잘못을 떠나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단이 협상을 해야한다는 조합원들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