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韓수출 역대최대…올해는 쉽지 않다(종합)

2024년 수출 6838억달러…8.2%↑
무역수지 흑자도 6년래 최대 폭
올해는 불확실성 확대속 '경고등'
경기둔화 조짐에 환율도 치솟아
이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도…
  • 등록 2025-01-01 오전 10:51:19

    수정 2025-01-01 오후 6:53:39

[이데일리 김형욱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무역수지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비롯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올해 수출 둔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달 말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출범한다.

2022년 신기록 2년 만에 넘어서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4년 한해 총 6838억달러(약 1006조원·통관기준 잠정)를 수출했다. 전년대비 8.2%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기존 역대최대 실적은 2022년의 6836억달러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전년대비 43.9% 늘어난 1419억달러를 수출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무선통신기기(172억달러)와 디스플레이(187억달러), 컴퓨터 및 주변기기(132억달러) 등 정보기술(IT) 전 품목 수출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자동차는 하반기 수출 증가 흐름이 꺾였으나 역대 최대였던 재작년과 비슷한 708억달러 수출액을 유지했다. 화장품 수출도 전년대비 20.6% 늘어난 102억달러로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대(對)중국 수출액이 1330억달러로 전년대비 6.6% 늘었고 대미국 수출액(1278억달러)도 10.5% 늘며 7년 연속 역대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월간으로도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대비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614억달러로 전년대비 6.6% 늘었다. 7~11월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이 내리며 하강 조짐을 보였으나 12월 증가율은 11월(1.4%) 대비 반등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무역수지도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518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018년(697억달러 흑자) 이후 최대 폭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2022~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유·가스 국제시세 폭등으로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으나 재작년 5월 반등에 성공한 이후 줄곧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12월에도 6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액은 6320억달러로 전년대비 1.6% 줄었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세계 6위 수출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올 1~9월 세계무역기구(WTO) 집계 기준 한국 수출액은 국가 기준 6위로 2023년 8위에서 두 계단 올라섰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녹록지 않은 대외 수출 여건과 엄중한 국내 정치 상황에도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노력해준 결과”라고 말했다.

연초 불확실성은 확대

올해도 현 수출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환율 급등을 비롯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올해 수출액을 작년 추산치 대비 2.2% 늘어난 7002억달러로 전망한 바 있으나, 그 이후 계엄·탄핵 정국에 휩싸이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수출 기업의 원·부자재 등 중간재 조달 비용이 빠르게 커지는 등 추가적인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올해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레거시 반도체 가격이 꾸준히 떨어질 조짐”이라며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어느 정도 상쇄되겠지만 국내 정세와 환율 등 불안정성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이달 20일(현지시간)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도 한국 수출에는 큰 불확실성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60% 관세 부과와 함께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부과 방식에 따라 우리의 대미 수출이 9~13%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수출이 100억달러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도 수출 우상향을 유지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보험 공급과 수출 마케팅 지원을 추진한다. 산업부는 올 한해 250조원 이상의 무역보험 공급과 300회 이상의 수출 상담·전시회 개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녹록지 않은 대외 수출 여건과 엄중한 국내 정치 상황에서도 우리 기업이 흔들림 없이 노력해준 결과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도 대외 불확실성이 크지만 민·관이 한팀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도 민·관이 함께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새로운 기회 요인은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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