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21일부터 사적모임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다음달 3일까지 2주간 시행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영향이 더 큰 영업시간은 기존대로 오후 11시를 유지했지만, 정확한 정점 시기 및 규모는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전파력이 30% 정도 강한 스텔스오미크론(BA2) 변이 비중이 26%까지 높아져 의료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망자도 3월 한 달간 7000명 가까이 발생할 전망이다.
| 오미크론 우세종화 이전인 2020년 1월 20일~2022년 1월 15일까지 하루 평균 사망자수와 우세종화 이후 및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수 비교. (자료=질병관리청·단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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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33만 4708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는 17일 62만 1328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이후 사흘 연속 감소하며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주말 영향으로 총 검사 건수가 평일 대비 40%가량 줄어든 58만4554건(양성률 57.3%)에 그치면서 정점을 지난 감소세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는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204만 2110명으로 전체 시민 950만 9458명(작년 말 기준) 중 21.5%에 달했다. 서울시민 5명 중 1명은 코로나 확진 또는 완치자란 의미다.
사망자는 327명으로 17일 429명 이후 역대 2번째로 많이 나왔다. 정부는 오미크론이 계절독감 치명률(0.1%) 이하라며 방역 완화를 지속해왔지만, 오미크론 우세종화(1월 16~22일) 이후 하루 사망자는 이전 대비 10배 가까이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세종화 시점인 1월 3주차(1월 16~22일) 이후 불과 2달 새 사망자는 6147명으로 전체 누적 사망자 1만 2428명의 절반에 달했다. 또 우세종화 이전 하루 10.2명꼴로 발생했던 사망자는 이후 96.0명, 최근 1주일간은 290.4명으로 폭증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시스템도 붕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날 재택치료 환자는 214만 6951명으로 이 중 60세 이상 집중관리군만 31만 5687명이다. 정부는 16일부터 집중관리군에서 기존 50대 기저질환자를 빼고, 최대관리인원을 32만 6000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에 한계치에 이른 것이다. 또 전국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67.6%로 70%에 육박하고 있다. 염호기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기관 내 직원들도 다 감염돼 환자 볼 사람도 없어 확진자도 3일만 격리하고 복귀하고 있다”며 “현재 확진자 수는 미국으로 치면 매일 300만명 이상 나오는 수준인데, 정부 인식은 현실과 괴리되고 사망자는 늘고 있어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