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막기 위해 10조원대 자금 조달 나서”

로이터 "FTX, 94억달러 긴급 조달 나서"
바이낸스와 협상 결렬 후 경쟁사·투자자 등에 타진
  • 등록 2022-11-11 오전 9:33:01

    수정 2022-11-11 오전 9:33:0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FTX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해 13조원 규모의 자금 마련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가 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AFP)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뱅크먼-프리드가 약 94억달러(약 12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긴급히 투자자 및 경쟁사 대표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인 트론의 설립자인 저스틴 선, 코인거래래소 OKX,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테더 등으로부터 각각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씩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과 서드포인트 등 기존 투자자들에도 자금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다만 뱅크먼-프리드의 자금 조달 노력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트위터에 “FTX에 투자하거나 FTX에 자산을 빌려줄 계획이 없다”고 적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서드포인트 역시 FTX에 추가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뱅크먼-프리드의 가장 큰 후원자들 중 일부는 FTX에 수억달러의 투자를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면서 “(자금 조달이)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암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FTX 유동성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관계회사 알라메다 리서치를 폐쇄하겠다고 덧붙였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 자산의 상당 부분이 FTX가 발행한 FTT 토큰으로 채워져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촉발됐다. FTX가 FTT 토큰을 발행하면 계열사가 사주는 구조로 재무 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바이낸스측은 보유하고 있는 FTT를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고,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면서 FTX에서 자금을 빼는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사태)이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뱅크맨-프리드는 투자자들에게 알라메다 리서치가 FTX에 약 100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FTX가 고객 자금의 절반 이상을 알라메다에 빌려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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