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돼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사진=이영훈 기자 |
|
[이데일리 이준기 신중섭 기자] 삼성과 외부독립기관인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관련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연내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더는 지배구조와 관련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할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법위는 올해 5월께 연구용역 기관에 발주한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이에 대한 평가지표·점검 항목 설정’과 관련한 보고서 초안을 최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요구로 지난해 2월 탄생한 준법위는 한때 실효성 논란도 불거졌으나 올 1월 이 부회장이 재수감 사흘 뒤 옥중 메시지를 통해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명실상부 삼성 내 최고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재계 안팎에서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외부행보로 17일 예정된 준법위 정기회의 참석을 꼽을 정도다.
초안엔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위반 리스크에 대한 유형별 평가지표와 점검항목 등이 체계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진의 대외 후원·내부거래 등에 대한 대책은 물론, 그룹 지배구조 문제까지 총망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준법위 관계자는 “일종의 체크리스크”라고 했다. 채찍과 함께 준법경영을 잘 시행한 최고경영진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당근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현재 초안을 두고 연구용역 기관과 함께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17일 예정된 준법위 정기회의에서 마무리 시점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본다”며 “최종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용역 기관은 재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서울 소재 모대학 소속 연구소인 것으로 전해졌다.
준법위는 이번 보고서를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핵심 3개 계열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맡긴 지배구조 관련 컨설팅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공유해 연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규모·위상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지속적으로 맡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과거 (컨트롤 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도록 향후 만들어질 컨트롤 타워에도 별도의 준법감시 조직이 투입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