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한반도평화프로세스 한계…유화정책만으로는 北도발 못 막아"

외교부 장관 첫 출근길 인터뷰
압박과 설득으로 대북정책 일관성 유지할 것
한일관계 악화되면 양국 모두 손해…개선해야
  • 등록 2022-04-18 오전 9:42:41

    수정 2022-04-18 오전 9:45:58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18일 “지금은 유화정책만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다”며 대북정책의 일대 전환을 예고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그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 정책 조율을 위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을 맡았던 박 후보자는 귀국길 코로나19에 걸려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한 뒤 이날 첫 출근길에 나섰다.

“北에 대해 상식통하는 균형있는 정책 추진할 것”

박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드러내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재인정부가 나름의 노력은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019년 하노이회담 불발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가중시키는 등 북한이 호응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자는 올해 들어 북한이 13번째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계속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것에 대해 “북한이 이렇게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조시키는 것은 우리 한반도 안보와 평화와 안정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이 16일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 전술핵 탑재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언급하며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북한이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평화와 안정을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는 북한에 대해서 상식이 통하는 균형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압박과 설득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화 일변도의 정책은 유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이 과정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의 긴밀한 공조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와 권 후보자는 모두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반도 안보 위해 대단히 중요”

한미 관계에 대해서는 “한 차원 높은 전략동맹으로의 발전”을 강조했다. 한미 양국 모두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조속한 한미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공감하에 내달 21일 전후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방한이 성사된다면 역대 최단기 한미정상회담이다.

박 후보자는 한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아직 의제를 말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한미는 북한의 고조되는 위협에 대해서 긴밀한 공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글로벌 공급망이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안보, 기술 동맹의 추진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외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추진,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 노력 등을 언급했다.

특히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관련해 “확장억제실행력 강화는 한반도 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재가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전략자산의 배치를 논의하는 EDSCG는 2016년 정례화에 합의했으나 2018년 1월 개최된 이후 중단된 상태다.

박 후보자는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와의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하며 코로나19, 기후변화, 신흥기술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워킹그룹 참여를 모색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경제·통상은 물론이고 문화 교류에 있어서도 우리의 중요한 상대국. 전략소통이라는 면에서도 중요한 나라”이라며 “윤 당선이 지난 3월 25일 시진핑 중국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상호 존중과 협력의 정신으로 양국관계를 진전시켜나가자고 말씀하셨던 만큼 그런 생각을 가지고 앞으로 중국과 고위급 전략적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박 후보자는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고 있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특히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의 공통의 동맹을 맺고 있어 이렇게 계속해서 양국관계가 침체하고 불편하면 양쪽 모두 손해일 것”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이 이뤄져 우리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 측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한일 정책협의단을 꾸려 오는 24일 파견한다. 기시다 후미오 정부를 비롯해 양국 의회 관계자 등을 두루 회동해 경색된 한일 관계의 해법을 통합적으로 모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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