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 ‘그룹전 확전’…美中日만 웃는다

LG화학-SK이노 배터리 다툼 점입가경
그룹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소송전’
천문학적 법률 비용…미국 로펌만 웃는 꼴
재계 3·4위 그룹다툼 “득보다 실이 클 것”
"中日 반사이익, 경쟁력 잃을 수도" 우려
  • 등록 2019-09-01 오후 4:42:26

    수정 2019-09-01 오후 5:40:4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 전지’ 소송전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이어 LG전자에 대한 ‘특허침해’ 제소를 공식화하면서 그룹 간 자존심 대결로 치닫는 형국이다. LG화학도 곧바로 특허침해 소송을 검토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일본 경제보복,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계 3·4위 그룹이 해외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소송전을 벌이자 “국익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과의 치열한 배터리 우위 경쟁에서 한국이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LG Chem Michigan Inc.)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LG전자를 연방법원에 각각 제소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이 지난 4월30일 ‘영업비밀침해’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지 4개월여 만이다.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그동안 대승적으로 해결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며 “더는 지체할 수 없어 강경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특허침해를 바탕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SK 측은 소송 접수가 완료되면 LG 측의 특허침해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맞서 LG화학도 특허침해 맞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는 경쟁사가 소송에 대한 국면 전환을 노린 불필요한 제소”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LG화학 측은 “자사 배터리 관련 특허 수는 1만6685건으로 SK이노베이션과 14배 이상 격차를 보인다”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전 확대에 따라 두 회사가 미국 로펌에 지출하는 법률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각각 매달 20억~30억원 이상의 변호사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양측 도합 연간 600억원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정작 한국 기업 간 다툼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 곳이 미국 로펌이란 말도 나온다. 현재 LG화학은 글로벌 2위 규모의 미국계 로펌 ‘레이섬&왓킨스’를 대표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이외에도 ‘덴튼스 US’ 등 굵직한 글로벌 로펌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SK이노베이션도 ‘코빙턴 앤드 벌링’을 대표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코빙턴 앤드 벌링은 미국 관료 출신이 다수 포진된 대관 업무 특화 로펌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제소는 그만큼 비용이 늘어난다”며 “국내외에서 동시다발로 제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양측 도합 1000억원 이상을 소송비용으로 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터리 사업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고위 임원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중일이 경쟁하는 구조인데 국내 기업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송전에 쏟아붓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배터리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료=SNE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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