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스마트워크 3.0 “일하는 방식이 기업을 바꾼다”

자율좌석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취향 따라 선택 6개 타입 업무공간
‘2분 30초 오피스 루틴’도 구현
주 1회 재택·전사 월 1회 휴무 의무화
"소통·협업·민첩성 3대 가치 강화"
  • 등록 2020-08-23 오후 4:05:50

    수정 2020-08-23 오후 10:00:35

스마트워크 3.0이 적용된 유한킴벌리 본사 내 ‘워크카페’
스마트워크 3.0을 적용한 유한킴벌리 스마트 오피스 전경


[이데일리 박민 기자] 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다. 1인용·2인용·다인석 등 다양한 크기의 테이블과 소파 배치, 녹색 식물의 싱그러운 색채 조합이 눈길을 끈다. 원형 테이블에서 직원 서너 명이 회의를 하고 있고, 창가 자리에서 이어폰을 끼고 일하는 모습이 자유스럽다. 카페와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업무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는 점이다. 서서 일할 수 있는 ‘스탠딩 책상’과 ‘모니터 좌석’, ‘폰부스’, 각종 디지털 장비와 원격 회의 시스템이 갖춰진 ‘회의실’ 등이 눈에 띈다. 올해 새로운 업무 시스템 ‘스마트워크 3.0’을 전격 도입한 유한킴벌리 서울 본사의 첫인상이다.

6개 타입 업무공간서 자율좌석제

생활용품 전문기업 유한킴벌리가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일하는 방식’과 ‘업무 공간’에 또 한 번의 진화를 거듭했다. 제조기업 최초로 ‘주 1일 재택근무’와 ‘전사 월 1회 휴무’를 의무화하고, 기존의 자율 좌석제는 한 번 더 업그레이드 했다. 유한킴벌리는 최근 IT 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자율좌석제를 이미 2011년부터 시행해왔다.

이번에는 직원들이 취향에 따라 사무환경도 택할 수 있도록 총 6개 타입의 업무 공간을 설계한 것이다. 건강을 고려한 스탠딩 좌석, 짧은 시간 활용할 수 있는 터치다운 좌석, 토론과 소통을 고려한 오픈 테이블, 독서실 칸막이 같은 집중 업무 좌석, 임산부 좌석 등이다. 차미연 수출입본부 부장은 “살짝살짝 변화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휴식이나 업무 집중에 도움이 된다”며 “그 덕에 퇴근 시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 직원들은 회사로 출근하면 가장 먼저 사무실 내 ‘로커 룸’으로 향한다. 책상에 있어야 할 물건들은 사물함에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손승우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본사 전체가 고정석이 아닌 자율 좌석제여서 당일 컨디션에 따라 매일 새로운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며 “부서나 팀 단위의 물리적 칸막이가 없어져 유연한 협업과 민첩한 프로젝트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팀-실-부’ 단위로 뭉쳐 일하는 게 아니어서 식사시간에 상사를 따라 우르르 나가거나 상사 눈치를 보느라 ‘칼퇴’(정시퇴근)를 못하는 일은 이젠 추억이 됐다.

공간을 공유한 설계로 재택근무나 출장·외근으로 인한 빈 자리도 줄어들었다. 대신 가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 안마기가 비치된 휴게실,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비치된 카페, 수유실 등의 공용 공간이 들어섰다. 안태건 스마트워크서비스 팀장은 “본사 직원은 430명 정도인데, 직원 수 대비 좌석 비중은 80%”라며 “현재 코로나19로 임시적으로 주 2회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데, 좌석 사용률은 40% 정도”라고 말했다.

디지털 오피스 기능을 강화한 것도 두드러진다. 전 직원들의 재택·회사출근 정보가 공유되고, 아웃룩을 통해 스케줄도 확인할 수 있다. 재택근무 중인 직원과 미팅을 잡기 위해 별도로 연락하지 않아도 ‘빈 시간’을 찾기에 수월하다. 원격 회의 시스템을 갖춘 회의실은 모바일과 디지털플랫폼으로 점유 현황 확인에서 예약까지 가능하다. 특히 분리와 통합까지 가능한 5개 타입의 회의공간을 구비해 회의실 사용률과 효율성을 평균 40% 정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최적의 소통과 협업 ‘2분 30초’ 오피스 루틴

유한킴벌리는 이러한 ‘스마트워크 3.0’ 업무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20여 년간 머물렀던 강남 테헤란로를 떠나 올해 4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29층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이전 본사에서는 각 부서가 7개 층으로 분산돼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1개 층에 모두 모여 있다. 면적이 축구장 절반 정도 크기인 3400㎡(옛 1028평) 규모여서 가능하다. 유한킴벌리는 이처럼 넓은 공간을 찾기 위해 서울 내 4~5곳의 건물을 검토했고, 이 중 롯데월드타워를 최종 낙점했다.

전 부서가 한 개 층에 모여 있어 유관 부서와 긴급한 상의가 필요할 때 발 빠른 대면 미팅도 가능하다. 사무실 내에선 전 직원을 2분 30초 안에 만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일명 ‘2분 30초 오피스 루틴’이다. 양재혁 유아용품마케팅본부 차장은 “사무실 한 바퀴를 돌면 전 직원을 다 만나볼 수 있다”며 “메신저로 묻는 것과 직접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것에는 기민한 업무대응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스마트워크 3.0 핵심은 소통과 협업, 민첩 등 3대 핵심 가치의 강화다. 최규복 대표이사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유한킴벌리는 그동안 시차출퇴근제(스마트워크 1.0), 자율좌석제(2.0) 등을 시행하며 창조적이면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왔다”며 “이번 3.0은 앞으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원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일하는 문화를 보다 발전시킬 것”이라며 “민첩한 협업과 소통으로 고객과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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