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숙여 사죄하라"…시민단체, 기시다 日 총리 방한 규탄집회

시민단체, 7일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맞아
용산 대통령실 앞 한일정상회담 규탄 집회
"도쿄 정상회담 같은 굴욕외교 반복 안돼"
독도 영유권·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발언도
  • 등록 2023-05-07 오후 4:16:08

    수정 2023-05-07 오후 4:16:08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시민단체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맞아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우선”이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이 열린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기시다 한일정상회담 규탄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또다시 한국의 굴욕외교·굴종외교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제동원 및 식민지배 사죄·배상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경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거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의기억연대, 겨레하나, 민족문제연구소, 평화나비네트워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 일본 관련 시민단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을 주변으로 ‘자주독립’이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일본의 역사 왜곡 규탄’, ‘일본의 독도 영유권주장 규탄’,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 규탄한다’, ‘강제동원, 일본군 성노예제 사죄배상 없는 한일관계 개선 기만이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기시다 총리와 일본 정부는 역사 정의를 배반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해치는 정책 방향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법적 배상 문제는 100년 전 역사 문제가 아니라 불과 5년 전 나온 판결이며,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문제도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듯한 행동은 위험한 헌법 파기적 작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광주에서 대통령실 앞을 찾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지난 3월 일본 도쿄 정상회담 때 (윤석열 대통령이) 돈가스집 가서 오므라이스를 먹고 폭탄주를 마신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며 “과연 정상회담의 결과물이 무엇인가. 한국이 안 해도 될 약속을 하는 동안 일본이 화답한 게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기시다 총리의 방한 소식이 발표된 지난 2일 위안부 피해자의 부고 소식을 함께 접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백휘선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이제 9명만 생존해 사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오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무른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을 한일 양국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조사하는 방안이 의제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지난 3월 16~17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뒤 52일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에 대한 답방 차원의 만남이다. 한일 양국 정상이 서로 오가는 ‘셔틀 외교’ 복원은 지난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서울 방문 이후 약 12년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한한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2015 한일합의 파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 등 참가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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