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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 겸 미국물리학회 차기회장은 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거대기초과학연구시설에 대한 투자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기 교수는 실험입자물리학자로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의 질량 기원을 연구해 온 석학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에서 부소장까지 지냈다.
특히 양성자, 반양성자 충돌실험을 하기 위해 전 세계 12개국 700여 명이 참여한 국제 연구자그룹 CDF의 공동대표를 지내면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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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많이 해야 과학적 발견 나와
기초과학이 기술혁신의 기반이 된다며 장기적이고, 기다려주는 문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술 혁신도 기초 과학이 중심이 돼 같이 가야 하는데 너무 짧은 시간에 빨리 가려다 보면 당장은 될지 몰라도 그다음이 문제”라며 “나무도 오래 자라는 나무가 있는 것처럼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후손들을 위한 장기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이온가속기·방사광가속기도 경쟁력 있어
김 교수는 ‘국내 최대 기초과학 연구프로젝트’로 통하는 한국형 초전도 중이온가속기(RAON)나 앞으로 충북 오창에 지을 방사광가속기도 그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중이온가속기도 전 세계 전문가들은 당연히 오래 걸린다고 봤지만 국민의 기대감, 정부 지원 등이 맞물려 급하게 추진한 감이 있지만,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하리라 자신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3차례 계획을 변경하는 등 애초 사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김 교수는 이를 거대시설을 만들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봤다.
김 교수는 “미국 페르미연구소에서도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만 5년이 걸렸고, 실제 구축에 필요한 시기보다 더 많은 시간을 주기도 한다”며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도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성과를 내려면 외국에서도 찾는 연구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 스위스,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도 (중이온가속기, 방사광가속기 같은 시설을) 그 정도는 갖췄기 때문에 한국도 투자를 계속했으면 한다”며 “페르미연구소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찾아 실험하는 것처럼 해외 연구자들이 한국에 와서 실험해야 진정한 의미의 국제협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