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노래 가사와 삼천포의 얼굴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부푼 기대를 안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서울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삼천포는 긴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정작 현실에서는 제도의 취지가 엇나가고 있다. 집주인들이 수익을 더 많이 얻기 위해 고시원으로 지은 뒤 나중에 원룸으로 불법 용도 변경하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대표적인 대학가인 서울 신림동은 이렇게 불법으로 용도 변경한 원룸이 전체의 절반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들어선 이런 불법 용도 변경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가 원룸 수를 조절하기 위해 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했는데, 건축주들이 이를 피하려고 처음부터 고시원으로 짓는 사례가 부쩍 많아진 것이다. 정부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다 보니 건축주들도 거리낌이 없다. 애초 정부가 제도만 만들어 놓고 현장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다. 제도 취지만 살려도 주거 문제 때문에 한숨짓는 젊은이들이 조금이라도 줄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