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핵심 동력은 그랜드하얏트 서울과 콘래드 서울의 1조 1450억 원대 랜드마크 거래다. 티마크 그랜드 명동부터 강남 L7까지, 우량 호텔들의 매각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신라스테이 서대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역 등 프라임급 매물의 등장은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있다.
재미있는 건 호텔들의 변신이다. 요즘 호텔은 더 이상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워케이션족을 위한 공유 오피스가 들어서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객실이 생기고, 한 달 살기 상품이 인기를 끈다. 마치 백화점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한 것처럼, 호텔도 새로운 옷을 입고 있다.
서울의 5성급 호텔들은 객실당 수익(RevPAR)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부산은 시그니엘, 그랜드 조선의 성공적 안착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했고, 제주는 1·2성급 새 호텔들이 젊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런 호텔들의 진화를 보며 문득 20년 전 이야기가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호텔은 그저 ‘위험한 투자처’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K-컬처의 힘을 입은 관광산업의 성장, MZ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ESG 경영의 확산까지, 호텔은 미래가치가 충만한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숙제도 많다. 금리 변동성, 관광시장의 불확실성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꼼꼼한 실사와 치밀한 전략만 있다면, 호텔 투자의 황금기가 아닐까 싶다.
창밖으로 늦가을 단풍이 물들어간다. 호텔 시장도 이처럼 찬란한 변화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이 변화의 물결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 투자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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