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연준이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보다 주식시장 고평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 시장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시점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연준이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무질서하게 금리가 뛸 상황이 돼서야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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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내 기대 인플레이션이 뛰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통화정책을 긴축 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국채금리가 뛰고 주식시장은 조정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일부 물가 상승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경제에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정책대응에 있어서 인내심을 갖겠다”고 밝혔고, 이는 시장 안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이에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다시 1.5%대로 올라섰고, 전일(5일)에는 2월 고용지표 호조라는 재료까지 겹친 탓에 장중 한때 1.626%까지 치솟기도 했다.
킷 저크스 소시에떼제너럴 글로벌 외환전략 대표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내놓도록 연준에게 소리칠 수 있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당장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서둘러 내놓을 계획이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채권시장 내에서는 크레딧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확대되도록 금리가 무질서하게 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위험선호 심리가 흔들리면서 주식시장이 변덕스럽게 이것저것을 요구하더라도 그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채권금리 상승보다 오히려 주식시장의 고평가 상태가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의도적으로 부추기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느끼는 우려는 머지 않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대 인플레 상승으로 장기국채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뛰면서 채권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는 점을 거론하면서 “재정부양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데 따른 것이지 실제 지표로 확인된 건 아니다”며 “연준으로서도 예측에 의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기보단 눈으로 지표를 확인하면서 가겠다는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단 연준은 제로금리 장기화를 통해 단기금리가 못 올라가게 막는데 주력할 것이며, 만약 장기금리 상승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지경에 이르러서야 장기금리를 억제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이 연준이 직접 개입하기 위한 조건으로 ‘채권금리의 무질서한 상승’을 시사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카라람보스 피소우로스 JFD뱅크 선임 시장전략가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수 개월 간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넘어서는 것을 용인할 것’이라는 정책 의지에 주목했다. 그는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머지 않아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럴 경우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