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활동 무용수 둘에 한 명은 월소득 100만원 안 돼
화려한 몸짓의 춤꾼들이 마주한 현실은 어두웠다. 무용수들이 ‘복지사각지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3 전문무용수 실태조사’를 보면 무용수 중 계약직·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비율이 70%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직장을 통해 4대 사회보험인 산재보험에 가입한 무용수는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꼴로 무용활동 중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부상을 입은 걸로 조사됐는데도 사회보장은 물론 민간에서도 제대로 치료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센터는 예산 중 무용수들의 상해재활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 국·공립을 포함해 60여개 무용단체와 무용수 14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직업전환’ 안 돼 은퇴 후 더 암담
이로 인해 노후대책 마련은 가시밭길이다. 장승헌 춘천아트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유럽 무용수들은 월급뿐 아니라 소속단체에서 지원하는 퇴직연금이란 안전망이 있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체력 등으로 생명력이 유독 짧은 예술인들이 무용수다. 40대 중반까지만 무대에 서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더욱 제2의 직업개발이 절실하다.
그렇지만 직업을 새로 얻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성공사례도 드물다. 2007년 설립된 전문무용수지원센터를 통해 직업전환에 성공한 무용인들은 지난해까지 채 10명이 안 된다. 국내 무용인은 약 1만 5000명. 회원수가 700여명밖에 안 되는 센터도 문제지만, 직업전환에 대한 무용수들의 저항이 큰 탓도 한몫했다. 박호빈 댄스씨어터 까두 대표는 “젊어서 한우물만 파던 이들에게 마흔 넘어 직업을 바꾸라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무용수들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