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中왕이 "양국관계 발전·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공감대(종합)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中샤먼서 열려
회담 당초 예상보다 1시간 넘게 길어져
정의용 "한반도 문제, 中적극적 역할 해주길"
왕이 "적기에 소통…다자주의 함께 수호"
  • 등록 2021-04-03 오후 4:19:57

    수정 2021-04-03 오후 6:02:16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샤먼 하이웨이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함께 추진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 장관은 2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 도착해 이날 하이웨이호텔에서 왕 부장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께 회담장에 도착해 왕 부장과 만나 먼저 팔꿈치로 인사한 후 악수를 나눴다. 비공개 소수회담이 예정보다 더 길어지면서 확대 회담 시작도 약 1시간가량 지연됐다. 회담은 당초 예상했던 예정 시간을 1시간 10분가량 넘긴 채 종료됐다.

정 장관은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적 도시인 샤먼에서 회담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양국은 코로나19 이후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상 간의 통화, 그리고 왕 부장의 방한 등으로 고위급 소통을 계속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신속통로 개설, 동북아 방역 보건 협력체 출범 등에서 아주 모범적인 방역 협력 사례 만들어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도 양국간 경제 교류는 원만하게 유지되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보다 항구적인 평화 정책, 그리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가 우리의 이러한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이어 “우리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 그리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해나갈수 있도록 중국이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이번 회담 통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는 물론이고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한반도의 실질적 협력 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매우 심도있는 협의를 갖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데 공감한 것이다. 군사·경제·정치적으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왕이 부장이 3일 샤먼 하이웨이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왕 부장은 “중한 양국 전략적 소통 중요하고 매우 적기에 이뤄졌다”며 “양국은 영원한 이웃이며 양국 관계는 코로나19의 시련 견뎌냈고 두 나라 연대와 협력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중 간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와 내년은 중한 문화교류의 해이며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라며 “양국 관계는 심화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맞이했다. 중국은 이 기회에 한국과 함께 중한 관계 새로운 발전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 “중한은 지역 평화와 안정 수호, 공동 발전 추진, 글로벌 거버넌스 보완 등 공통되거나 비슷한 입장 가졌다”며 “우리는 개방과 포용을 주장하고 협력과 윈윈을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우리는 한국과 함께 대화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유엔을 핵심으로 한 국제 형세를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유지한다”며 “다자주의를 함께 수호하고 공동의 이익을 심화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등 서방국가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날 왕 부장과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후 오찬을 하며 양자 현안과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에는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함께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이후 미국이 동맹과 협력해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정부의 외교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방중은 정 장관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인 만큼, 미중관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시차를 고려하면 한미일 안보실장 회동과 같은 날이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줄타기 외교’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외교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건 2017년 11월 당시 강경화 장관 방중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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