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스시부터 이모카세까지… 오마카세의 진화

‘주인장 특선코스’ 오마카세, 스시집에서 시작
한우, 곱창은 물론 노포 주점까지 오마카세 도입
매번 메뉴 다르고 셰프와 소통할 수 있어 인기
  • 등록 2020-12-12 오전 11:00:00

    수정 2020-12-12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오마카세(お任せ). 최근 외식업계의 가장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오마카세란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요리사에게 식재료부터 메뉴 선정, 구성, 나오는 순선까지 모두 일임하겠다는 뜻이다.

유래가 일본어인만큼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오마카세’라고 하면 일식 그 중에서도 스시 가게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다만 최근에는 한우, 중식을 넘어 일반 ‘술집’까지 오마카세 서비스를 진행하는 업장이 생기고 있다. 더 이상 ‘오마카세’는 스시집에만 적영되는 방식이라기보단 ‘셰프의 추천요리 코스’ 정도를 대신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서울 마포구의 한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사진=독자 제공)


셰프, 주방 이모에게 모든 걸 맡겨요

오마카세란 방식을 가장 처음 도입한 건 스시집이다. 스시는 생선회를 사용하는 만큼 그날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의 종류와 선도에 따라 맛이 크게 뒤바뀐다. 같은 종류의 음식을 매일 같은 품질로 유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셰프가 그날 가장 맛있다고 여기는 수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것이 오마카세의 시초다.

오마카세 도입 초창기만해도 오마카세는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특급호텔 일식당들에서나 즐길 수 있는 구성이다보니 특급호텔을 방문할 일이 적었던 서민들은 즐기기 어려웠다. 여기에 2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도 오마카세의 벽을 높였다.

이후 특급호텔에서 일을 배운 셰프들이 독립해 개인 업장을 차리고 오마카세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엔트리급(5만원 이하)’, ‘미들급(5만~20만원)’, ‘하이엔드급(20만원 이상)’ 등 다양한 가격대에서 스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

스시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한우’다. 한우를 그날 가장 맛있는 부위를 선정해 셰프가 직접 구워주고 곁들음 음식도 매일 다르게 제공한다. 소고기는 굽는 방식에 따라 맛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한우 자체가 워낙 비싸다보니 높은 가격대에도 금세 대중 사이에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중식 오마카세, 파스타 오마카세, 한식 오마카세 등 오마카세의 종류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이모카세’라 불리는 주점이다. 노포 여주인을 친근하게 이르는 ‘이모’와 오마카세의 합성으로, 술집 주인에게 안주 일체를 일임하는 방식이다. 주점주인은 그날 그날 공수한 재료에 따라 만들어내므로 다른 주점처럼 별도의 메뉴판은 없다. 이모카세는 을지로를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점점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중식 오마카세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도원 수석 셰프 모습(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인기비결… 나를 위한 요리를 소통하면서 즐긴다

오마카세가 스시집을 넘어 요식업 전반에 퍼진 까닭은 그만큼 오마카세의 매력에 빠진 소비자들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마카세의 매력 요소 중 하나는 ‘의외성’이다. 오마카세 구성은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매번 사용하는 식재료가 다르고 그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도 천차만별이다보니 같은 식당에 가더라도 매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오늘은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함에 오마카세를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있다.

오마카세는 셰프가 오롯이 ‘나를 위한 요리’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각광 받는다. 최근 나의 만족을 가장 중요시하는 ‘욜로’, ‘소확행’, ‘포미족’ 등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 된 체험을 하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언제 누가 가도 즐길 수 있는 요리보다는 특정일 특정 셰프에게세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자체를 즐기기 위해 오마카세를 찾는단 분석이다.

오마카세의 또 다른 매력으로는 ‘소통’이 꼽힌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주문한 음식을 먹는데서 그치지만 오마카세는 담당 셰프가 오늘 해당 메뉴를 고른 이유,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나아가 고객이 이 식당을 찾게 된 이유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다. 소통으로 친밀감을 쌓는 것은 물론 음식 관련 지식도 늘릴 수 있어 음식에 관심 많은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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