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당근마켓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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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가히 ‘포켓몬빵’ 광풍이다. 지난달 출시한 지 20여일 만에 450만개가 팔려나갔고 현재 시중 편의점에서는 웬만해서는 제품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연초까지 6만원대였던 제조사
SPC삼립(005610)의 주가는 17일 기준 9만원대를 뛰어넘으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 ▲김영회 대표. (사진=환타스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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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열풍의 중심에는 포켓몬 캐릭터가 담긴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있다. 2030세대가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포켓몬 캐릭터 씰(스티커)을 모으기 위해 앞다퉈 지갑을 열고 있는 것. 현재 중고장터에서 인기 캐릭터 씰은 빵값(1500원)의 2~3배에 달하는 5000원을 호가한다. ‘뮤’, ‘뮤츠’ 같은 희귀 캐릭터는 무려 5만원이 넘는 가격에 올라 있다.
포켓몬 ‘띠부띠부씰’ 열풍에 스티커 독점 제조·납품사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북 경산의 한적한 산촌에 위치한 중소기업 ‘환타스틱스’가 그 주인공. 김영회(35) 환타스틱스 대표이사는 1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띠부띠부씰 생산라인 두 곳 중 한 곳만 가동 중이었는데 최근 나머지 한 곳도 가동하기 위해 인력을 급히 구하고 있다”며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라인 증설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환타스틱스는 업력 40년이 넘은 스티커 전문 제조사다. 지난 1980년 ‘유니테크’라는 이름으로 스티커 제조사업을 시작한 뒤 1999년 사명을 변경했다. 김영회 대표는 아버지가 창업한 회사에서 포장 등 말단 업무부터 시작해 회사 운영을 넘겨받은 지 10년 된 젊은 경영인이다.
김 대표는 “아버지께서 원래 ‘왕자고무’라는 지우개 제조업체를 운영하셨는데 스티커에 관심을 갖고 1980년 스티커 회사를 창업하셨고 지금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신 상태”라며 “원래는 다른 꿈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스티커를 만지고 자라 흥미를 갖고 사업을 물려받게 됐다”고 전했다.
| ▲(왼쪽)한 중고장터에 포켓몬 ‘띠부띠부씰’ 풀세트가 가격 70만원에 올라 있다. (오른쪽)‘피카츄’와 희귀 캐릭터인 ‘뮤’를 묶어 5만5000원에 판매하는 게시물. (사진=당근마켓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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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스틱스는 연매출 30억원 규모의 작은 기업이지만 스티커 업계 단연 국내 1위다. 1990년대 후반에 나왔던 ‘포켓몬빵’을 비롯해 SPC삼립의 ‘디지몬빵’, ‘케로로빵’, ‘펭수빵’, ‘카카오프렌즈빵’에 동봉된 캐릭터 스티커도 이 업체가 제조했다. 포켓몬의 본고장인 일본의 ‘다이이치빵’이 만드는 포켓몬빵 스티커도 환타스틱스가 전량 납품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상품 외에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몰 ‘스티커몰’을 통해 직접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SPC삼립과 20여년간 협업한 원동력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김 대표는 “떼었다 붙였다 하는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했고 자동화 설비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을 저렴하게 납품할 수 있다는 게 우리 경쟁력”이라며 “일본 외에 미국, 중국, 이탈리아 쪽에도 다양한 스티커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티커 제조는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시장이 작고 영세 업체들이 하기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희귀 캐릭터 스티커의 중고장터 시세가 5만원을 웃도는 현상에 대해 김 대표는 “제품 인기가 그만큼 높다는 건데 스티커를 만드는 입장이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이 없다”며 웃었다. 이어 “인기 캐릭터 수량이 얼마나 풀리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데 공개할 수 없고, SPC삼립의 가이드에 따라 제작하고 있다는 얘기까지만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기 캐릭터 스티커가 ‘유출’될 우려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자체 공정 프로세스상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SPC삼립 포켓몬빵.(사진=SPC삼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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