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물고기가 아닌 소고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모습, 어디선가 한 번씩은 다 봤을 법한 풍경이다. 무엇을 하려고 물속에 고기를 넣어 둔 것일까. 차가운 물에 고기를 장기간 넣어 숙성하는 일명 ‘워터에이징(water aging)’의 비밀에 대해서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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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방식은 워터에이징 이외에도 웻에이징과 드라이에이징이 있다. 이 중 가장 까다로운 숙성방식이 드라이에이징이다. 고기를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시켜 숙성하는 것인데 70~85%의 습도를 유지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4~6주간 보관해야 한다. 웻에이징은 고기를 진공 포장해 숙성하는 것으로 우리가 마트나 정육점에서 사는 대부분의 고기는 웻에이징을 어느 정도 거친 것이다.
워터에이징과 웻에이징을 한 고기는 진공 포장으로 공기를 차단한 것이어서 수분 증발을 막아 촉촉하다. 육즙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드라이에이징은 육즙은 적지만 육향이 좋아 풍미가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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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벗겨 내자 고기가 반질반질하니 촉촉한 느낌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등심 부위는 아랫등심이다. 아랫등심에는 ‘새우살’이라는 특수부위가 있다. 소 한 마리에 1.0~1.5kg 정도 나온다. 새우살은 새우 등같이 생겼다고 해서 새우살이다.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혀 있기 때문에 일반 등심에 비해 풍미가 좋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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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숙성을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언제 도축된 것인가요?”라고 한 번 물어 본다. 사흘 전에 도축됐다고 하면 고기를 진공포장해 달라고 한다.
이후 집으로 가져와 김치냉장고(일정한 온도로 유지 가능)에 14일 정도 보관 후 꺼내 먹으면 낮은 등급의 고기라도 숙성하지 않은 높은 등급의 고기질과 비슷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