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 선박이 약 3년 만에 러시아 입항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극동지역인 `나홋카` 항구 계선 장소에서 북한 선박 1척이 포착된 것이다.
| (사진=마린트래픽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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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는 북한 선박 `금야호`가 나홋카만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나홋카 항구까지의 거리는 약 6㎞로, 입항을 앞두고 계선 장소에 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선박이 러시아 해역에서 발견된 건 북한 당국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해당 자료에는 최근 북한 선박이 블라디보스토크 등 다른 러시아 항구에 기항한 흔적은 없다.
금야호는 1991년 건조된 중소형 화물선으로, 파나마와 팔라우 선적을 거쳐 2016년부터 북한 깃발을 달았다. 현재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에는 함경남도 함흥 소재 성천강수산회사가 금야호의 소유주로 등재돼 있다. 금야호가 나홋카 항구의 계선 장소에 도착한 건 지난달 20일이다.
현재로선 가장 가까운 항구인 나홋카 항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되나, 계선 장소에서 다른 선박에게 물품을 건네받을 가능성도 있다.
금야호는 중국으로 석탄을 불법 운송한 전례가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통해 금야호가 2021년 5월 9일 청진에서 석탄을 선적했고 5일 뒤인 14일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 해역에 머물던 금야호는 다음 달 북한으로 되돌아갔는데, 중국 닝보-저우산에 머물던 시기에 석탄이 하역됐다.
나홋카 항은 과거 북한산 석탄이 세탁된 곳으로도 잘 알려졌는데, 지난 2019년 나홋카 항에서 석탄 3217톤(t)을 싣고 한국에 입항한 토고 선적 `선박DN5505호`를 우리 정부가 억류했을 당시 이 석탄은 북한산으로 드러났다. 이번 북한 선박의 러시아 입항이 북러 교역 재개와도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