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스위스 명품 브랜드 발리(BALLY)가 한국에서 철수한다. 업계에서는 발리가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매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진 철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백화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리는 지난달 31일을 기점으로 국내 백화점 및 아웃렛 등 전국 매장 13곳에서 철수 작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발리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에비뉴엘 매장에 이어 롯데 전국 매장에서 철수했다. 파주 롯데 아울렛에 입점해 있는 매장도 문을 닫을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내 발리 매장은 총 4곳으로 역시 같은 날부터 철수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경기 죽전점, 충청점, 인천점 등 3곳이 남아 있지만 조만간 정리에 들어간다.
발리는 지난해부터 한국시장 철수를 준비해왔다. 작년 부산 매장 3곳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매장 문을 닫았다. 지난달부터는 패밀리세일(팸셀) 등 떨이식 할인행사를 대거 진행했다.
발리를 수입하는 DKSH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한국 매장 철수는 라벨룩스(LABELUX) 그룹과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이라며 “아직 철수가 진행되지 않은 수도권 백화점 매장도 한 두 달 안으로 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면세점 매장은 유지하기로 했다. 아웃렛 매장은 철수를 놓고 협의 중에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발리의 한국 매장 철수와 관련해 수익성 악화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황의 여파로 명품 업체들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발리는 스위스 럭셔리 브랜드로 독일 명품업체 라벨룩스가 소유하고 있다. 신발 가방·의류·시계 등 가죽제품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9년 처음 들어와 발리백 등으로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