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미국·프랑스·독일·중국·일본 허용

미국, 1990년대부터 성장 시작..지난 5년간 34.5%↑
프랑스, 2010년 원격상담과 원격감시 등 허용
독일, 사전 대면진료 있으면 원격진료 가능
중국(2014년), 일본(2015년), 원격 진료 전면 허용
  • 등록 2020-05-18 오전 8:13:14

    수정 2020-05-18 오전 8:13:14

자료=코트라, IBIS World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요 선진국은 원격의료에서 잰걸음이다. 한국보건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은 1990년대 클린턴 정부 때부터 초고속 통신망을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파생 사업의 하나로 원격의료가 성장했다. 미국은 국토 면적이 넓은 데다 지역별로 의료 수준이 상이하고 의료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다. 직접적으로는 1993년 미국원격의료협회(ATA)가 설립되면서 원격의료가 본격 시행됐다.

코트라 및 시장조사기업 ‘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 원격 의료 서비스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4.7%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9년 시장 규모는 2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원격 의료 서비스를 코로나19 국면에서 더욱 확대하고 있다. 급증한 의료 서비스 수요를 효율적을 충족하고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가령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어메리칸 웰’(American Well)의 서비스 수요는 미국 내 첫 코로나19 사망자 발생 이후 11% 증가했다. 전체 미국 원격 의료 서비스 시장의 95% 이상은 심부전증, 당뇨, 만성 폐질환, 고혈압 등 만성질환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 중 국내와 의료시스템이 유사한 프랑스는 2010년 10월 원격의료를 △원격상담 △원격자문 △원격감시 △원격의료지원 △기타 필요한 경우 등으로 구분해 허용했다. 독일은 연방의사협회의 의사 행동강령에 따라 대면진료 없는 원격 진료는 금하고 있다. 하지만 2015년 12월 독일 의사협회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부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사전에 대면진료가 있었다면 원격 상담을 포함한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또한 질병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제공도 할 수 있다. 유럽 주요국 중 우리나라처럼 의사-환자 원격의료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는 오스트리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일본은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 규모 2025년에는 948억 위안으로 10년 전보다 9배 불어날 전망이다. 전체 진료에 원격의료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현 10% 정도에서 2025년에는 2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일본 역시 2025년 기점으로 초고령 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8년부터에는 원격진료를 건강보험에 포함했다. 일본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9억엔을 넘었다.

반면 국내는 20년 전 시범사업 형태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처음 시행됐다. 이후 국회에 18대부터 20대 국회에 걸쳐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의료법 개정을 추진됐지만 매번 무산됐다. 따라서 현행 의료법상 환자와 의사가 직접 대면 진료를 하진 않는 원격 진료는 불법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전화만으로도 의사 진단과 처방을 받는 원격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의료기관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60) 차의과대 보건산업대학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격 진료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함께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내과 의사들의 불안과 유명 의사에 대한 진료 쏠림을 막기 위해 한 의사당 원격 진료가 가능한 환자를 제한하거나 대학교수의 원격 진료를 금지하거나 의약품 택배 배송을 허용할지 여부 등의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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