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신약개발, 암의 발생 기전 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며, 환자와 그 가족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항암 치료의 ‘명의’, 백선경 경희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유방암의 항암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유방암, 사전 검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
항암치료는 목적에 따라 완치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과 수술 이후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요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고식적(姑息的) 또는 보존적 목적의 항암치료다. 이는 진행된 암 4기 즉, 완치가 어려운 경우에 이르렀을 때,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증진하고자 하는 치료로 병의 진행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한다.
백선경 교수는 “비교적 초기로 판단되더라도 유방암 세포가 혈액 속에서 발견되는 등 수술적 치료를 통해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수술 전·후 시행하는 선행 또는 보조 항암치료는 수술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수술과 함께 병행 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보조적 치료에는 항암제 치료, 표적 치료, 호르몬 치료 등의 전신 치료와 유방에서의 국소 재발을 줄이기 위한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수술 후 보조적 치료를 하는 보조화학요법을 주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종괴가 너무 크거나 수술범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선행하고 있는 추세다.
유방암 치료 시 선행화학요법에 사용하는 항암제는 기존의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에 활용했던 항암제와 같은 약제들이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의 암 재발률과 생존율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와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을 시행한 환자의 원위재발률과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백선경 교수는 “보조요법으로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때는 보통 치료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유방암은 보통 3주 간격으로 4~8번 시행해 3~6개월 정도”라며 “환자 삶의 질과 치료 효과 간의 밸런스를 잘 조절해 항암치료를 계속 진행할 것인지 쉬어갈 것인지, 아니면 항암제 투여량을 줄여서 진행할 것인지를 환자 개개인의 치료 목적에 맞춰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수술 전 선행 항암제 치료의 장점은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고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절제가 필요한 환자는 수술 범위가 줄어 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선행 항암제 치료는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감수성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은 암세포를 수술로 제거한 후에 남아 있는 미세 암을 항암제로 박멸한다. 다만, 미세 암을 측정할 수 있는 검사가 없어 재발 여부 같은 간접적인 지표로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감수성을 가늠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수술·선행화학요법 병행땐 효과 높아져
병리학적 관해를 토대로 예후 예측 가능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은 최근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행화학요법을 받은 후 유방암 수술을 한 환자의 약 20%에서는 제거된 조직에서 암세포가 박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병리학적 관해라고 일컫는데, 유방암은 아형에 따라 5~60%의 다양한 완전 관해율을 보인다.
백선경 교수는 병리학적 완전 관해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유방암의 예후를 예측하는 인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덧붙여 “유방암은 본인의 병기에 따라 재발률과 생존율이 다른데, 병리학적 완전 관해에 이른 환자들의 재발률은 기존 병기에 비해 현저히 낮고, 이에 따라 생존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의 경우 치료법의 발달과 함께 항암제나 호르몬 치료에 비교적 반응이 좋아 주변 선진국에 비해 5년 생존율이 앞서고 있는 상황.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두려움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자와 가족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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