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애플의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의 이른바 ‘터치결제’가 불가능하다. 삼성 갤럭시 모델은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어디서나 스마트폰만 대면 결제가 가능하지만, 애플은 아예 이런 기능이 없다.
‘신한 페이판(PayFAN) 터치결제 서비스’는 아이폰 유저들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른바 ‘터치결제’를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퓨처스랩’ 5기 출신인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 ‘단솔플러스’와 신한카드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현재 신한카드는 아이폰을 사용하고 신한페이판을 이용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체험단을 모집 중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기자는 신한카드의 협조를 받아 직접 사용해봤다. 인근 커피숍에 가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아이폰으로 신한페이판 앱을 열고 터치결제를 실행했다. 여기까지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오프라인 결제 방식과 똑같다. 다만, 아이폰 터치결제를 위해서는 단 한가지 간단한 동작만 추가해야 한다. 아이폰 뒷면에 부착된 ‘터치결제플러스’의 동그란 전원 버튼을 한 번만 눌러주면서 카드 리더기 근처에 가져다 대니 ‘띠링~’ 소리와 함께 결제에 성공했다.
| 아이폰으로 ‘신한페이판 터치결제’를 실행해 매장에서 결제하는 모습. 신한카드가 스타트업 기업 단솔플러스와 공동 개발한 ‘터치결제플러스’가 가맹점 결제를 가능하게 해준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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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 원리를 물으니 ‘음파 변환’이 핵심 기술이라고 한다. 터치결제플러스 기기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통해 신한페이판에서 나오는 고음파를 변환해 가맹점 결제 단말기로 일회성 결제정보를 송출해서 결제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애플사 정책상 자기장 활용을 하지 않는 아이폰도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MST는 마그네틱 카드를 자기장으로 구현해 전자기기로도 신용카드와 동일하게 무선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단, 별도의 터치결제플러스 기기를 부착하거나 따로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은 있다. 막상 부착해보고 사용해보니 그리 큰 이질감은 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손가락에 끼워 휴대를 용이하게 하거나 테이블에 세워둘 수 있도록 ‘링’을 부착한 타입은 흔히 쓰던 방식이라 더욱 익숙했다. 터치결제플러스 크기는 가로 7.5cm, 세로 3.7cm, 두께 0.7cm다. 성인 남성 손가락 두개를 붙여 놓은 정도 크기다. 무게도 일반타입 17.5g, 링타입 25.5g으로 상당히 가볍다.
별도로 충전을 해줘야 한다는 점도 다소 아쉬운 점이다. 충전방식은 현재 아이폰 모델에서는 쓸 수 없는 표준 USB-C타입을 채택했다. 충전용 변환 젠더도 같이 지급되긴 하지만, 어느정도 불편함은 감내해야 한다. 약 40분간 완충하면 하루 평균 10건 안팎 결제 기준으로 15일 가량 사용할 수 있다. 전원을 켜면 옆에 달린 조그만 램프에서 불빛으로 배터리 상태를 보여준다.
신한카드는 단솔플러스와 공동으로 터치결제플러스의 ‘그랜드 오프닝’을 위해 연구·개발(R&D)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객 체험단 운영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필요한 기능은 추가하는 등 업그레이드와 제품 라인업 다양화 작업을 거쳐 올 8월 ‘터치결제 2.0’으로 서비스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터치결제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진출을 위해 총 7개국에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퍼스트본부장은 “모바일 결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반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한카드가 아이폰 터치결제를 위해 선보인 ‘터치결제플러스’ 실물 모습. 작고 얇고 가벼워 스마트폰 뒷면에 부착해도 큰 이질감이 없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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