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진료해달라’…병원에 방화 시도한 남성 알고 보니

  • 등록 2021-09-21 오후 3:33:01

    수정 2021-09-21 오후 3:33:01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병원에서 진료를 먼저해달라며 방화를 시도한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사람 몸에 불을 붙여 죽게 해 복역했던 전과도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특수협박·현존건조물방화예비·업무방해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8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오후 1시 50분쯤 서울 성동구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B씨가 먼저 진료해달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자 홧김에 방화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X같은 X, 죽여버리겠다. 불을 지르겠다. 병원을 폭파시켜버리겠다”고 욕설을 하는 등 병원 내부에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성동구의 한 철물점에서 통에 담긴 시너를 구입한 뒤 병원을 다시 찾아와 B씨에게 “다 꺼져라, 내가 불질러 다 죽여버리겠다”고 난동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되며 방화를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겁만 주려고 했을 뿐 실제로 불을 지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판사는 “피고인은 사람 몸에 시너를 붓고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살해해 살인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시너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사건 당시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시너에 불을 붙이는 경우 병원에 불이 붙을 위험성이 매우 큰 상황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고인에게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을 방화할 목적으로 예비하려는 의사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키거나 큰 규모의 피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어 죄가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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