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률 낮지만 치사율 높은 뇌종양... 더위가 아닌 두통 때문?

구토와 오심 동반한다면, 뇌종양에 의한 뇌압 상승 의심해봐야
  • 등록 2020-06-06 오전 10:03:12

    수정 2020-06-06 오전 10:03:1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새벽만 되면 두통이 찾아와 밤잠을 설치던 A씨(58), 두통약을 복용해 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병원을 찾기보다는 ‘약에 내성이 생겼나?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그렇게 무작정 참기를 한 달, 그는 현재 신경외과 병동에 입원 중이다. 세계 뇌종양의 날(6월 8일)을 맞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에게 ‘뇌종양’에 대해 들어봤다.

◇발생빈도 낮지만 사망률 높은 ‘뇌종양’ …새벽녘 두통은 대표적인 전조증상

뇌종양은 두개강이라는 좁은 공간 내에 종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발생빈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증세와 함께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다른 종양에 비해 재발 위험이 높으며 ▲치료과정에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소아의 뇌종양은 ‘소뇌’에, 성인의 뇌종양은 ‘대뇌’에 주로 발생하며 소아보다는 성인의 발병률이 높다.

박봉진 교수는 “종양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증상은 다양한데, ‘두통’은 대다수의 환자가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으로 신경학적 소견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일상생활 속의 편두통, 긴장성 두통은 주로 오후에 발생하는 반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장시간 누워있는 새벽에 두드러지며 구토와 오심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뇌종양 증상에는 두통 이외에도 반신마비와 언어·시력·뇌신경장애, 경련 등이 있다.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정기검사,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다.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치료법 …중추 신경 손상 최소화를 위해서는?

뇌종양 치료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대표적으로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치료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있다. 선택에 앞서 종양의 악성여부, 위치, 환자의 건강상태 등 여러 조건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반드시 정밀 검사가 병행되어야 한다.

박 교수는 “수술은 환자의 신경학적 증상 호전뿐만 아니라 빠른 시간 내 높아진 뇌압의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이지만, 종양이 중요한 중추(언어, 운동, 감각, 시각 등)에 위치할 경우 수술 시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능성 신경네비게이션 유도 하에 진행되는 뇌종양 수술은 수술 전 기능성 MRI를 시행하여 중요한 중추(운동·감각·언어·시력)를 확인하고, 그 영상을 수술실에서 신경네비게이션에 합성하여 시행하는 수술 기법이다. 최근에는 이동식 CT, MRI를 활용하여 수술 간 실시간으로 해부학적 정보, 영상 정보를 토대로 병변의 정확한 위치와 주요 구조물을 파악한다. 또한, 병변의 제거정도 확인, 수술로 인한 병변의 변형까지도 수술 중 교정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결과는 물론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데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환자가 수술 전 형광 물질을 복용한 후, 특수 수술현미경을 이용해 종양에서 발현되는 형광 물질을 기준으로 종양의 전적출을 가능하게 하는 수술법도 있다.

박봉진 교수는 “영상장비의 발전은 환자별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며 “다만, 종양의 위치에 따라 완전제거가 불가능하거나 수술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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